공모에 당선되는 극본 쓰기 16. 캐릭터 템플릿
2023/10/22
이십여 년 전....
망생이 신분으로 한창 습작을 할 때 스터디에서 한 멤버가 본격적인 집필에 앞서 주인공의 인물 이력서를 써왔다. 뭘 하더라도 제대로 하는 그런 멤버였다. 그가 써온 주인공의 이력서는 진짜 이력서였다. 문방구에서 파는 이력서 용지를 사다가 몇 장에 걸쳐서 육필로 써온 이력서에는 주인공의 인생이 완전히 녹아들어 있었다. 심지어 사진란에 가상으로 캐스팅한 배우의 사진까지 붙어 있었다.
그 이력서에는 보통 이력서에는 넣지 않을 별의별 이상한 내용들이 있었는데, 그 중 지금도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고 있는 내용은 주인공의 성경험 횟수였다.
성경험 횟수 : 두 번 반.
왜 두 번 반인지 묻고 싶었으나, 당시 스터디 멤버들 대다수가 여성이었기에 자칫 분위기가 싸해질까봐 묻지 못했다. 대신 나는 '너는 뭔가 디테일이 강한 거 같다' 라는 칭찬(?)으로 얼버무렸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갑자기 그 '반'의 의미가 궁금해졌지만, 연락이 끊긴 그를 찾아서 물어보는 일은 불가능한 일인 듯하다(혹시 이 글을 읽는다면 연락을 주시길).
지금 이 글을 쓰면서 갑자기 그 '반'의 의미가 궁금해졌지만, 연락이 끊긴 그를 찾아서 물어보는 일은 불가능한 일인 듯하다(혹시 이 글을 읽는다면 연락을 주시길).
아무튼 그가 적어낸 이력서는 정말 봉준호 저리가라 할 정도로 디테일의 집대성이었다. 정말 그는 칼을 갈고 이력서를 써온 것이 틀림없었다.
그래서 그가 작품에 들어가서 그 완벽한 이력서를 토대로 멋진 작품을 썼을까?
당신이 궁금해 하는 '두 번 반'에 대한 얘기는 못해줘도 이건 내가 말해줄 수 있다.
멋진 작품은 결코 나오지 몫했다. 이력서 따로 작품 캐릭터 따로였다. 불행한 일이었다(이력서 용지가 아까웠다).
왜 그랬을까? 그토록 정밀하게 이력서를 썼지만 왜 캐릭터에 반영되지 않았을까?
잠깐, 당신의 의견을 유보하고, 우선 다음 질문에 대답해 보기 바란다.
"당신은 작품을 쓰기 전에 정밀한 인물 이력서를 만드는가?"
움찔?
왜?
당신 역시 정밀한 이력서(과거 내 스터디 멤버처럼은 아니겠지만)를 쓰지만, 그것이 캐럭터에 역시나 잘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당신은 앞으로도 인물 이력서를 쓸 것이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당신이...
![](https://alook.so/assets/hurdle-bg-1799b769f63897f591a4ec02ca099354308b8484ea688c711bd739afa0683c96.png)
취미는 작법 연구. <하얀 거탑>, <제중원> 집필. 드라마를 베이스로 ‘세상의 모든 작법’ 을 쉽고 분명하게 알려 드립니다. ‘공모에 당선되는 극본 쓰기’, ‘원포인트레슨’, ‘작가가 읽어주는 작법책’ 등등이 연재됩니다
이메일 keewon77@naver.com
브런치에서 깃마인드 알려주셔서
인물을 깃마인드로 정리해보았는데요
정말 직관적이고 단순하지만 적다보면 필요한 모든 것이 들어있더라구요😆
앞으로 더 재밌어지는군요.
믿고, 나갑니다 ^^
갓기원 👍👍👍 이런 강의를 올려주셔서
감사할 따름, 놀라울 따름, 좋아요 만 번 입니다!! 😆
깨달음의 감동, 감사합니다.
@pinlandi 감사!
최고!
@room0313 도움이 되셨다고 하시니 감동입니다. ㅎㅎ 올 한 해 문운 융성하시길 바랍니다.
작가님 글을 읽으면서 버려야 할 소재에 대한 미련이 없어지고, 안고 가도 좋을 설정들에 대해 긍정적인 확신이 생겼습니다. 이렇게 확신을 가지고 글을 써본 적이 처음입니다.. 그냥 대충 확신없는 내 감을 믿으며.. 어쩌다 좋은 평가 받으면 땡 잡은 기분만 3일 느끼고 다시 머리가 복잡해지는 나날의 연속이었거든요.. 언제부턴가 글 쓰는 게 풀리지 않는 숙제처럼 다가와 이 길을 접어야하나 고민까지 들었는데 간만에 글 쓰는 것이 즐겁네요 ㅎㅎ 정말 감사드립니다..!!
@laview73 네, 감사합니다.
작가님 감사합니다!!!
@그래이스 도움이 되셨다니... ㅎㅎ 기분이 좋네요.
와 저도 캐릭터 설정을 도대체 어디까지 해야하는건가 고민했는데..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전문가가 이리 설명하면 얼마나 많은 이들이 용기와 확신을 얻을지 대단하십니다
브런치에서 깃마인드 알려주셔서
인물을 깃마인드로 정리해보았는데요
정말 직관적이고 단순하지만 적다보면 필요한 모든 것이 들어있더라구요😆
앞으로 더 재밌어지는군요.
믿고, 나갑니다 ^^
갓기원 👍👍👍 이런 강의를 올려주셔서
감사할 따름, 놀라울 따름, 좋아요 만 번 입니다!! 😆
최고!
작가님 글을 읽으면서 버려야 할 소재에 대한 미련이 없어지고, 안고 가도 좋을 설정들에 대해 긍정적인 확신이 생겼습니다. 이렇게 확신을 가지고 글을 써본 적이 처음입니다.. 그냥 대충 확신없는 내 감을 믿으며.. 어쩌다 좋은 평가 받으면 땡 잡은 기분만 3일 느끼고 다시 머리가 복잡해지는 나날의 연속이었거든요.. 언제부턴가 글 쓰는 게 풀리지 않는 숙제처럼 다가와 이 길을 접어야하나 고민까지 들었는데 간만에 글 쓰는 것이 즐겁네요 ㅎㅎ 정말 감사드립니다..!!
작가님 감사합니다!!!
와 저도 캐릭터 설정을 도대체 어디까지 해야하는건가 고민했는데..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처음 기획하고 들어간 뒤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이 부분 BTS RM 이 미국에서 한 인터뷰에서 이런 비슷한 애기 한거 같아요. 음반 작업 결과물은 자기도 하면서 만들어 간다고 어떻게 나올지 예상 못한다고 ^^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지금껏 풀리지 않았던 숙제들이 속 시원하게 뚫려버렸습니다...감히....이야기계의 뚫어뻥스승님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아낌없이 나눠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신수현 감사합니다^^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한작품을 만드는데 캐릭터의 자세한 구성을 생각하고 정리한것을 보니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