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친구야

수지
수지 · 글사랑이
2024/10/21
안녕, 내친구.
정말 오래간만이야. 몇 년만이니? 한 백년만인 거 같다,, 그치?  하핳..
가족들은 다 잘 있지?  날이 쌀쌀하니 감기 조심해라. 맨날 코 맹맹거리면서 '나 매력적이지?' 그러면서 떠들던 생각난다. 너도 생각나니?  그냥 막 웃어재꼈던 시절 말이야.

엊그제 보름달 봤니? 정말 환하더라. 달을 한참 보다가 부모님 생각도 나고 네 생각도 났어. 그래도 친구 얼굴 하나쯤은 생각나는 거 보니 실패한 인생은 아닌가봐..

오늘 아침 믹스커피 탈탈 털어마시고 점심에는 딸내미가 달달한 커피를 사왔길래 홀짝홀짝 마셨더니 잠이 안 온다. 잠 못 잘걸 알면서도, 커피의 단맛은 못 이기겠다.

요즘 별일없지? 난 요즘 삼일 째 만보걷기 달성 중이야. 집에서 근처 호수공원까지. 사진도 찍어가면서 쉬염쉬염 걸어. 남편은 빨리 좀 걸으라고 난리야. 그게 무슨 운동이냐면서.  그러면 난 그러지. 먼저 가라구..
뒤에서 흰머리가 희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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