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큰 그림

연하일휘
연하일휘 · 하루하루 기록하기
2024/10/11
아직은 잠금 장치를 건 창틈 사이로 찬 바람이 새어 나오지 않는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이 작은 틈 사이로 스며드는 냉기에 두꺼운 커텐을 덧씌우고 있을 것이다. 점차 짧아진다지만 아직 가을이라는 계절의 시간이 머물러 있는 요즘이다.

부모님을 모시고 외출을 한다. 그늘진 골목 한 구석에 차를 세우고 좋아하는 노래들을 틀어 놓는다. 짧아진 만큼 줄 수 있는 따스함을 최대한 보내준다는 듯, 가을의 햇살은 포근하면서도 작은 더위가 함께 한다. 멍하니 앉아 있자면 선선하지만, 짧은 산책을 곁들이면 어느새 땀이 배어나온다. 부모님을 기다리는 시간, 짧은 산책마저 피곤한 오늘은 차 안에서 선선함을 즐기는 날이다.

아이들의 시험기간이 길어지며 피로가 누적된다. 웃자- 라는 혼자만의 다짐이 무색하게도 어느새 지친 표정이 얼굴 위로 달라붙는다. 이제 곧 끝난다는 사실 하나에 위안을 삼지만, 부족한 잠은 맹렬히 퇴근 시간만을 좇게 만든다. 딱 3일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뒹굴거리면 좋으련만. 게으름이 하나씩 다시 장착되어 간다.

"너 이따 출근 전에 강아지 미용 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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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걸 좋아하지만 잘 쓰진 못해요. 사교성이 없어 혼자 있는 편이지만 누군가와의 대화도 좋아해요. 긍정적으로 웃으면서:) 하루하루 살아가고픈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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