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이모의 육아일기_너의 무게

연하일휘
연하일휘 · 하루하루 기록하기
2024/10/22
푹신해야할 이불이 딱딱하게 굳어 있다. 울렁거리는 속과 지끈거리는 머리에 몸과 맞닿은 부위들이 모두 불편하게 느껴지는 탓이다. 길고 긴 아이들의 시험기간 속에 여러 신경쓸 일들이 겹치더니, 결국 다 마무리가 된 이후에 탈이 나고 말았다. 신경성으로 온 위염은 오랜만이다. 어릴 적에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찾아오더니, 이제는 긴장이 풀린 이후에야 찾아온다. 아파도 쉴 수 없는 현실에 몸이 적응한 것일까, 단순한 노화일까. 후자는 조금 슬퍼진다.

엎친데 덮친 격이라더니. 병원에서 초음파로 검사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자궁도 말썽이다. 위염과 부정출혈까지 겹치니 주말은 꼼짝없이 이불행이다. 자리에서 일어날 기력조차 없이, 끙끙거릴 수밖에. 산책을 나가자며 얼굴을 부비는 강아지에게 미안함을 담은 간식 하나를 물려주며 나도 모르게 아이고- 곡소리가 절로 나온다. 차라리 몸살이면 좋으련만, 잘 먹고 잘 자면 낫게. 위염은 먹어도 아프고 굶어도 아프니, 가장 싫은 병증이다. 먹는게 낙인 아이인데, 먹고 싶어도 먹지 못한다는 사실이 혼자 아픔을 견디는 것보다 더 서글프다.

"언니, 오늘 말 보러 갈 수 있겠어?"

고마로 마(馬) 축제가 열린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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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걸 좋아하지만 잘 쓰진 못해요. 사교성이 없어 혼자 있는 편이지만 누군가와의 대화도 좋아해요. 긍정적으로 웃으면서:) 하루하루 살아가고픈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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