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지 않아도 상관없는 단상
2024/09/25
1. 금요일 저녁엔 하늘에 구멍이 난 듯 비가 쏟아졌다. 토요일 아침까지 이어지던 비가 주춤하고 나서야 외출했다. 딸아이의 다리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물집이 생겨 피부과에 다녀왔다.
허리까지 자란 코스모스가 밤새 쏟아붓던 비에 볼품없이 꺾여 있었다. 초여름 담벼락 아래 씨를 뿌렸던 코스모스다. 먼지 같은 씨앗이 싹을 틔우고 닿을 수 없는 하늘을 향해 하얗고 분홍의 바람개비 같은 꽃을 피웠다. 일찌감치 가을이 오고도 남았을 시기에.
빗물을 잔뜩 머금은 꽃잎은 하늘에 닿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채 땅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집 밖을 나서다 무엇을 하려 했는지 잊고, 내 눈길을 사로잡은 처연한 꽃 한 송이를 오랫동안 응시했다. 한 손으로 우산을 받치고, 한 손에 든 휴대전화를 이리저리 갖다 댔다. 불편하고 어설프기 짝이 없는 모습이었다. 차에 탄 남편과 아이들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차창 밖을 내다 봤다. 세상엔 때로 이해를 구하지 않아도 되는 순간이 있다.
2. 비가 온 탓인지 기온이 뚝 떨어졌다. 다음날 ...
@청자몽 초음파 결과는 좋은(상태 비슷. 약 처방 필요 없음)데, '당' 수치가 조금 높게 나왔다고 ㅠ 하셨어요. 아이랑 단거를 많이 나눠 먹어서;;;; 그런거 같다고 하다가, 애가 몇살이신데요? ㅎㅎ 하고 물으셔서 살짝 새콤이 이야기하다가 웃었죠.
3월부터 오며가며 단 음료 ㅠㅠ 와 아이스크림 등을 많이 먹어서 그런가봐요. 딱 끊기는 힘들겠지만, 적당히 먹어야겠죠.
글도 그런거 같았어요.
좋다고 너무 ㅠㅠ 너무 ㅠㅠ 홀린듯 막 쓰면 안 되고, 현생과 글생의 조정을 할 필요가 있을듯 해요.
이래저래 알게 된 파산신청 소식에.. 잠시 멍하다가,
그러면 나는 어쩌나? 했어요. 저는 700개밖에 안 됐어도 멍.. 하더라구요.
흠.. 흠..
어째야 할까요. 언젠가는 이런 순간이 오겠지. 알고는 있었지만, 현실이 되고보니.
여기 들락날락했던 습관도 어느 순간 사라져야 하나 그러고 있어요;;; 뭐가뭔지. 그러면서.. 다음주 공휴일은 또 어찌 보낼지 ㅠㅠ 밥걱정도 들고요.
당장 오늘하고 내일도 ㅠㅠ 잘 보내야하고.
어제 또 친정엄마랑 일이 있어서 마음도 안 좋은데, 뒤숭숭하니 자다가도 시달리고. 맘이 참 안 좋아요.
그래도 암튼 간검사는 내년 3월에 만나요. 로 끝나서 다행이죠. 이런저런 소소한 일상을 나누는 것도 의미가 있었는데.. 또 어딘가에 혼자 둥둥 떠서 살아야하는구나 싶기도 하고 그래요.
넋두리 주절주절 하다가 가요 ㅠㅠㅠ
그래도 좋은 주말 보내세요. 더위가 그래도 약간 물러나서 다행이에요. (낮에는 땀 뻘뻘이지만)
감성 한 숟가락 넣어 글 마다 달아주신 시적인 @적적(笛跡) 님의 댓글 못 잊을 것 같아요^^ 감사해요^_^
무너져가는 강가에 서 있다 결국 그 끝을 보는 건가 믿기지 않아요.
아직 못다한 단상들이 많은데 말이죠.
주말입니다.
모란과 행복한 주말 보내셔요!
@빅맥쎄트 호두과자 넘 맛있었어요! 아메리카노와 딱 어울리는^_^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었는데.. 그래도 뭔가 재기할 것 같은 희망이 있었어요ㅜ 마음이 넘 안 좋네요 ㅜ
곧 폐쇄되려나요? ㅜ
2100개 중 쓸만한 글이 몇 개나 되려나요? ㅠ
@천세곡 담담한 댓글 또한 가을과 잘 어울립니다^^
@수지 그쵸? 이심전심, 혼자 일기장에 쓰긴 싫어요. ㅜ
예전같지 않지만 그래도 읽어주시는 소중한 분들께 감사한 맘이었습니다.
끝을 알리는 얼룩소에 당황스러워요.
글정리, 맘정리를 어찌 해야하나..
시름이 깊은 밤입니다.
@재재나무 우린 어느 길로 어찌 가야할까요?
그래도 이곳 만큼 맘 편히 서로의 안부를 묻던 곳도 없는데 말입니다 ㅜㅜ
@청자몽 예전처럼 하루라도 쓰지 않으면 불편한 맘이 들었는데 자연스럽게 글과 현생을 조절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좋은 현상인지.. 나쁜 건지 ㅜㅜ
얼룩소 파산 소식을 듣고 맘이 넘 안 좋았어요ㅜ
그래도 글과 인연을 맺게 하고 글 친구들을 이어주던 곳인데..
여긴 앞으로 어찌 될까요? ㅜㅜ
그 소식을 듣고도 글정리가 엄두가 안나요ㅜㅜ
아직 못 다 나눈 일상이 넘 많은데ㅜㅜ
뭐 부터 해야할지...
초음파 결과는 괜찮으셨죠?!
@JACK alooker 회자정리ㅜ
끝을 향해 가는 얼룩소가 불안불안했는데.. 결국 올 것이 왔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요. 그래도 끝까지 함께 남아주셔서 감사해요^^
일단은 다가오는 주말을 잘 보내자고요!
@콩사탕나무
글보다 호두과자가 너무 강렬한..
이제 이 곳도 곧 빠이빠이네요 ㅋ
2100개의 글이라니.. 게으른 자는 반성중..
담담하게 툭툭 내뱉듯이 쓰신 글처럼 느껴져서 이 계절과 참 어울리네요.
담담하게 툭툭 내뱉듯이 쓰신 글처럼 느껴져서 이 계절과 참 어울리네요.
이미 쓰여지고 있는 단상의 글들은..음..설탕도 우유도 넣지 않은 커피처럼
뜨겁고 조금 쓰며 마시고 나면 고소함과 묘한 산미까지 느껴집니다.
아마도 호두과자랑 먹으면 더 맛있었을 겁니다.
날은 다시 선선합니다.
이런 날이 사라지고 11월까지 더울 거라는 예보와 겨울은 엄청 추울 거라는 예보를 같이 듣습니다.
처음 여기서 봤을 때 언제까지 여기 있을 수 있을까 생각했던 게 일 년 전이었습니다.
지금도 여기 있고 아마도...
골드러쉬가 끝난 어느 무너져가는 강가에 서있는 기분입니다.
그래도 @콩사탕나무 가 있으니 다시 올 수 있는 거겠죠.
얼룩소가 아니라 그런 사람들을 만나러.
씁시다. 이미 그렇게 돼버렸으니...
헉.. 진짜. 그러고보니 2천개를 넘게 썼군요bbb
저는 한 700개 정도 썼더라구요. 마음이 편해지면서, 한주에 2개 정도 쓰는데.. 지난주에는 한개도 못 썼구요. 예전처럼 약간의 의무감(써야된다고)는 덜해졌어요. 뭐에 홀려서 그렇게 써댔는지 흠.. 홀렸던게 분명해요!
자유로워지고부터는 약간 멘붕이 왔지만,
그냥 편하게 가끔 안부 전하는 글을 쓰기로 했어요. 하던 일 안하는 것도 이상하더라구요. 그러면서도 가끔씩 가는게 맞나 안 가는게 맞나 그러죠.
우리집 화분들도 하나씩 들여다보고 있어요;;
오늘은 지난번에 검사 받은 초음파 결과 들으러 가야되서(6개월마다 정기검사 ㅠㅠ)(간 검사) 못할거 같고, 낼 할라고 미뤄놨죠. 내일은 꼭 해야지. 그러고 있어요.
내일은 나도 꼭 해야지. 다시 한번 결심합니다.
이제 연락하고 지내는 이가 없어서, 제 일상/ 안부를 나눌 일이 없어요. 여기서 나누면서, 누군가와 이야기하는게(몇분 안 남았더라도 ㅠㅠㅠ) 소중해요. 소중하지만.. 쓰면서도 늘 불안하긴 불안합니다.
아마 언젠가는.. 그렇죠 ㅠ.
@재재나무 우린 어느 길로 어찌 가야할까요?
그래도 이곳 만큼 맘 편히 서로의 안부를 묻던 곳도 없는데 말입니다 ㅜㅜ
@청자몽 예전처럼 하루라도 쓰지 않으면 불편한 맘이 들었는데 자연스럽게 글과 현생을 조절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좋은 현상인지.. 나쁜 건지 ㅜㅜ
얼룩소 파산 소식을 듣고 맘이 넘 안 좋았어요ㅜ
그래도 글과 인연을 맺게 하고 글 친구들을 이어주던 곳인데..
여긴 앞으로 어찌 될까요? ㅜㅜ
그 소식을 듣고도 글정리가 엄두가 안나요ㅜㅜ
아직 못 다 나눈 일상이 넘 많은데ㅜㅜ
뭐 부터 해야할지...
초음파 결과는 괜찮으셨죠?!
@JACK alooker 회자정리ㅜ
끝을 향해 가는 얼룩소가 불안불안했는데.. 결국 올 것이 왔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요. 그래도 끝까지 함께 남아주셔서 감사해요^^
일단은 다가오는 주말을 잘 보내자고요!
@콩사탕나무
글보다 호두과자가 너무 강렬한..
이제 이 곳도 곧 빠이빠이네요 ㅋ
2100개의 글이라니.. 게으른 자는 반성중..
@콩사탕나무 님, 점심 드셨나요?
얼룩소가 쓸쓸하긴 합니다.
그래도 반가운 이름이 있어서 마음이 놓여요.
편하게 글을 올릴 만한 곳이 없네요. 여기밖에는..
읽어줄이가 하나도 없는 곳에 쓰는 일은 뭔가 맹숭하고 기운빠지게 합니다.
우야둥둥 감기 조심하시고 환절기 잘 보내세요.!!
얼룩소가 어디로 가든지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가면 되는거겠죠?
함께 가요~~^^
@콩사탕나무 님께서 차를 바꾸려는 여유가 있으신 것만으로도 얼마나 그동안 알뜰살뜰 잘 살아왔는지 증거가 될거 같습니다.
회.자.정.리는 진리인 듯 합니다.
이제는 남은 몇 명의 글쓰는 사람들 수가 그리 중요하게 느껴지지가 않네요.
오랜 시간을 들여 쓴 글들의 역사가 녹아있는 공간이 지금 현재 곁에 있음이 감사한 일이며 기적이라는 생각마저 하게되는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