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손 꼭잡은 어느 노부부의 봄날 산책
2023/03/19
야트막한 야산이 있어서
저는 종종 그곳으로 산보를 나갑니다.
오늘은 비록 미세먼지가 있긴 했어도
나무 끝에서 봄이 찾아온 것이 이쁘기도 하고
바람끝에서 찬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 것이 신기하기도 해서
모처럼 느긋하게 어슬렁거리며 오후를 보냈습니다.
조금 가다보니 제 앞에 누가봐도 70대는 훌쩍 넘어보이는
백발의 노부부가 손을 꼭 잡고 서로를 의지하며 걸어오고 계셨어요.
때마침 태양이 살짝 기울어져서
그 분들 등뒤에서 비추기 시작하니...
말할 수 없는 성스런 아우라처럼 보였습니다.
20대의 어린 커플이 손을 잡고 흔들며 걸어다니는 모습에서는
절대로 느껴지지 않는...
서로를 향한 고귀한 정성이 느껴지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