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에모] 이렇게 오래 쉬려고 했던 건 아니었는데

멋준오빠의 행복공작소
멋준오빠의 행복공작소 · TMT상담으로 소확행 찾는 행복공장장
2023/03/15
이 글은 얼룩소에서 진행하는 [얼에모], 얼룩소 에세이 쓰기 모임에 참가하는 글입니다. 소재 다섯 개(글 - 일 - 돈 - 쉼 - 나)에 대해 한 달에 2회가량 글을 쓰고, 서로의 글을 합평하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경어체를 사용하던 평소와 달리 부득이 평어체를 사용하게 됨을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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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오래 쉬려고 했던 건 아니었는데


0.
얼마나 기다려 줘야
충분히 기다린 걸까


쉼, [쉬다]의 명사형인 이 말은 꽤 다양한 뜻이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라와 있는 순서대로 적어 보면, 음식이 쉬다, 목이 쉬다, 숨을 쉬다, 누워서 쉬다, 피륙을 쉬다 총 다섯 가지 뜻이 나온다. 쉼은 다섯 가지의 서로 다른 뜻이 있지만, 시간을 두고 [천천히] 기다리다 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결과에 도달한다는 묘한 공통점이 있다.

음식은 천천히 쉬면서 특유의 냄새를 낸다. 목이 쉬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올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헉헉대던 숨은 시간이 지나면서 천천히 쉴 수 있게 된다. 번아웃이 오고 나면 오랜 시간 쉬어야 한다. 피륙의 빛깔을 곱게 하려고 뜨물에 담가두는 과정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러니까 진정한 쉼이란 충분한 [기다림]으로 만들어진다. [쉬는]에 [시간]이라는 말이 붙는 게 자연스러운 건 이 때문인가. 다만 너무나 오래 쉬다가, 쉬어 버리면 조금 곤란하겠지.

태어난 이후 어느 순간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어딘가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뭐, 나만 달리고 있었겠나. 내 옆에 있는 놈도 달리고 있었으니까 나도 달리고 있었겠지. 그런데 나는 남다르게 달리고 있었던 것 같긴 했다. 다른 사람이 가던 길을 따라가는 걸 유독 싫어했으니. 호불호가 명확했던 외골수였기도, 칭찬 한 번에 일희일비하기도. 주변을 둘러볼 여유 없이 우직하게 앞만 보고 달려갔기도, 열정이라는 핑계로 마음껏 싸가지 없이 굴기도.

돌아보면 별거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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