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에모] 이렇게 오래 쉬려고 했던 건 아니었는데
2023/03/15
이 글은 얼룩소에서 진행하는 [얼에모], 얼룩소 에세이 쓰기 모임에 참가하는 글입니다. 소재 다섯 개(글 - 일 - 돈 - 쉼 - 나)에 대해 한 달에 2회가량 글을 쓰고, 서로의 글을 합평하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경어체를 사용하던 평소와 달리 부득이 평어체를 사용하게 됨을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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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얼마나 기다려 줘야
충분히 기다린 걸까
쉼, [쉬다]의 명사형인 이 말은 꽤 다양한 뜻이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라와 있는 순서대로 적어 보면, 음식이 쉬다, 목이 쉬다, 숨을 쉬다, 누워서 쉬다, 피륙을 쉬다 총 다섯 가지 뜻이 나온다. 쉼은 다섯 가지의 서로 다른 뜻이 있지만, 시간을 두고 [천천히] 기다리다 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결과에 도달한다는 묘한 공통점이 있다.
음식은 천천히 쉬면서 특유의 냄새를 낸다. 목이 쉬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올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헉헉대던 숨은 시간이 지나면서 천천히 쉴 수 있게 된다. 번아웃이 오고 나면 오랜 시간 쉬어야 한다. 피륙의 빛깔을 곱게 하려고 뜨물에 담가두는 과정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러니까 진정한 쉼이란 충분한 [기다림]으로 만들어진다. [쉬는]에 [시간]이라는 말이 붙는 게 자연스러운 건 이 때문인가. 다만 너무나 오래 쉬다가, 쉬어 버리면 조금 곤란하겠지.
태어난 이후 어느 순간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어딘가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뭐, 나만 달리고 있었겠나. 내 옆에 있는 놈도 달리고 있었으니까 나도 달리고 있었겠지. 그런데 나는 남다르게 달리고 있었던 것 같긴 했다. 다른 사람이 가던 길을 따라가는 걸 유독 싫어했으니. 호불호가 명확했던 외골수였기도, 칭찬 한 번에 일희일비하기도. 주변을 둘러볼 여유 없이 우직하게 앞만 보고 달려갔기도, 열정이라는 핑계로 마음껏 싸가지 없이 굴기도.
돌아보면 별거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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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기다려 줘야
충분히 기다린 걸까
쉼, [쉬다]의 명사형인 이 말은 꽤 다양한 뜻이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라와 있는 순서대로 적어 보면, 음식이 쉬다, 목이 쉬다, 숨을 쉬다, 누워서 쉬다, 피륙을 쉬다 총 다섯 가지 뜻이 나온다. 쉼은 다섯 가지의 서로 다른 뜻이 있지만, 시간을 두고 [천천히] 기다리다 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결과에 도달한다는 묘한 공통점이 있다.
음식은 천천히 쉬면서 특유의 냄새를 낸다. 목이 쉬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올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헉헉대던 숨은 시간이 지나면서 천천히 쉴 수 있게 된다. 번아웃이 오고 나면 오랜 시간 쉬어야 한다. 피륙의 빛깔을 곱게 하려고 뜨물에 담가두는 과정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러니까 진정한 쉼이란 충분한 [기다림]으로 만들어진다. [쉬는]에 [시간]이라는 말이 붙는 게 자연스러운 건 이 때문인가. 다만 너무나 오래 쉬다가, 쉬어 버리면 조금 곤란하겠지.
태어난 이후 어느 순간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어딘가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뭐, 나만 달리고 있었겠나. 내 옆에 있는 놈도 달리고 있었으니까 나도 달리고 있었겠지. 그런데 나는 남다르게 달리고 있었던 것 같긴 했다. 다른 사람이 가던 길을 따라가는 걸 유독 싫어했으니. 호불호가 명확했던 외골수였기도, 칭찬 한 번에 일희일비하기도. 주변을 둘러볼 여유 없이 우직하게 앞만 보고 달려갔기도, 열정이라는 핑계로 마음껏 싸가지 없이 굴기도.
돌아보면 별거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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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TMT 상담]으로 [소확행]을 찾는 [행복공장장],
[멋준오빠]가 운영하는 [행복공작소]입니다.
행복은 낮은 기대에서부터 시작함을 깨닫고,
매사에 기대를 낮추려고 부단히 노력합니다.
여러분이 행복해질 수 없게 막는 방해요소를
제거하는데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합평]
쉼에 대한 다섯가지 키워드에서 시간이라는 공통 키워드를 뽑아내며 시작하는 도입부가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쉬다]와 [쉬어 버리다]라는 대비도, 뒤의 내용, 그리고 쉼의 속성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었구요.
쉬다보면 쉬어버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에 공감됩니다. 제 자신도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어쩌면 잠시 멈춰 쉴 수 있는 기회에 스스로에게 가장 혹독했던 것 같아요. 말씀처럼 쉬어 봤어야 잘 쉬든 말든 하지!가 떠올랐습니다..ㅎㅎ
역사적 사건이었던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 그리고 아무일 없었다는 듯 익숙해져 버린 팬데믹이 앞으로 달리는 우리들을 멈춰세워 옆을 보게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쉼 조차도 무심한 듯 지나쳐 다시금 앞으로 달리는 우리들을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사람의 시선이란 참 속도에 의존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스스로 선택하는 쉼이 어색한 현대인의 모습을 떠올려 보기도 했습니다. 강제로 쉬게 해야 드디어 멈추어 쉬고, 그러다가 쉬어버리는, 쉼과는 어색한 삶을 살아가는 듯 싶습니다. 사회는 여전히 달리는 사람 위주로 굴러가구요.
많은 생각이 드는 글입니다. 이번에도 멋준님의 사유를 함께 즐길 수 있어 무척 좋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오늘 자정까지인 줄 알고 있었는데, 어제 자정까지였더군요ㅠ 늦어서 죄송합니다!
[합평]
쉼에대한 정의 사용이나, 다섯가지의 정의를 모아 “시간을 두고 [천천히] 기다리다 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결과에 도달한다” 라는 멋준님의 워딩으로 공통점을 찾으시며 시작하셨어요. 그것만으로는 조금 아쉽다 싶었을 수 있는데, 바로 이어서 나온 시간을 들여 숙성되는 음식, 목의 회복, 번아웃등의 예들과 적정시간이 지나면 쉬어버릴 수있다는 점을 생생하게 설명해주셔서 시작의 두 문단이 강렬했습니다.
강제로 주어진 쉼이 없이는,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휴식이라는 칼을 뽑아들기 어렵죠. 그래도 그 쉼에서 영어 공부에 대한 한풀이도 다 해버리시고, “이렇게 막 쉬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쉬셨다 하여 저도 모르게 ‘잘했네’ 했습니다. 강제로 쉬는 와중에도 좌불안석 이거 찔금 저거찔금 하는 것보다 훨씬 좋은 쉼을 가지셨던것 같아서요.
쉬는 법을 배워보지 않으셨다고 하지만, 충분히 잘 쉬고 다시 복귀하시지 않았나 싶습니다. 돈걱정이 없게 되셔서, 아무때나 이렇게 장기간 쉬실수 있으셨으면 좋겠기도 하고, 중간중간 휴식을 잘 쉬는 법도 배우셔서 일과 휴식을 이어나가는 삶이 되셨으면 싶기도 합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학교에서는 삶에 필요한 다양한 지식과 기술을 가르치고, 사회에서도 일에 필요한 직무 능력을 갖춘 사람이 되라고 종용하지만 일을 잘하기 위해, 또는 건강한 사회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휴식이 필요하다고 가르치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잘 드러내고 있는 글이다. 일할 줄만 알았지 나를 위한 온전한 쉼이 무엇인지 여전히 고민 중이라는 동보라미의 글을 떠올리게 만든다. 쉼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쉬라고 종용했던 순간에서야 쉼에 대해 인지하게 되었으며 잘 쉰다는 것 역시 잘 살아가는 방법 중 하나임을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남들처럼 달려가는 것에만 집중하던 삶보다는 느리지만 쉼을 통해 여유를 찾은 자신의 모습을 설명하고 있다. 문장처럼 인생에서도 쉼표가 필요하다는 부분에서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다시 한번 강제적 휴식기를 맞이하면 어떻게 보낼 수 있을지에 대한 확언은 없지만 큰 불안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삶의 여유를 찾았다는 부분이 진정성이 느껴졌기 때문인 것 같다.
[합평]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라와 있는 ‘쉼’의 다양한 의미를 나열하는 글의 시작이 흥미로웠습니다. ‘쉼’이라는 주제에 대해 나를 힘들게 하거나 지치게 하는 것들로부터 벗어나는 순간이라고 단순하게 생각을 했는데, 덕분에 이런 식으로 글감에 접근하는 방식도 배웠습니다. 차분하게 그 의미들에서 공통점을 찾으신 것도 멋졌습니다.
태어난 이후 줄곧 앞만 보며 달리던 자신을 멈추게 한 계기가 ‘사람과 일자리를 잃고 나서’라는 것은 안타깝지만 공감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장을 다니고 바쁠 때는 며칠만이라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바라지만 정작 실직이나 뜻하지 않는 이유로 소원을 이루면 머릿속이 깜깜하더라고요. 아무래도 항상 앞날을 대비하고 미래를 걱정하는 것이 당연하다 여겨서 그런 것 같습니다. 시간과 돈, 보장된 미래가 함께 주어지는 경우는 드물거든요. ㅜ
그래도 영어 공부를 원 없이 하고, 열심히 쉬는 시간을 가진 덕분에 다시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신 듯합니다. 쉬는 법을 배우지 않았다고 하셨지만 배우지 않아도 저절로 각자에게 필요한 쉼을 취하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쉼과 일을 통해 또 다른 모습으로 빚어질 멋준오빠님을 응원합니다.
여러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주시고, 매력적인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한 가지 주제만 남았다고 생각하니 아쉽네요.
다음 글에서 만나요. ^^
@멋준오빠의 행복공작소
[합평]
멋준님과 많은 소통을 하진 못했지만 그동안 경험한(?) 바에 의하면 멋준님은 아주 뚜렷한 캐릭터를 갖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열정이 넘치고, 생각하는 방향이 분명한 편이고, 그래서그런지 고집이 강하다고 느꼈던 적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람들을 좋아하는 것 같고, 본인에게 뭔가가 주어지면 굉장히 애착을 갖고 착수해나가는 스타일 같은.
2년간의 공백 기간이 '의도하지 않았던 것'과 '평소 에너지가 넘치는' 멋준님의 캐릭터로 짐작컨데, 아마도 의도치 않은 2년간의 쉼은 재충전이 됨과 동시에 당혹스러움을 주기도 했을 것 같습니다. 미친듯이 달려오다가 맞이하는 휴식은 당장에는 달콤하지만, 그것이 일정기간을 지난다면 여러가지 불안한 생각이 드는 건 모두가 비슷한 것 같아요. 옆에 사람들이 어디를 향해 뛰어가는지도 모르는 채 같이 뛰어왔고, 그 사람은 지금도 뛰어가고 있을테니.
뭐든 '적당함' 이 미덕인 것 같습니다. 일도, 쉼도, 관계도, 상처도.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내가 감당할 수 없게 지속된다면, 그러한 상황 속에서 평점심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만약 재취업이 아직 되지 않았다면, 지금쯤 멘탈이 무사하실까 하는 우려가 살짝 되기도 했습니다. (재취업 잘하셨어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합평]
‘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춰랏!’멈춘오빠님 잘 쉬셨습니까. 코로나로 인해 강제 영어공부를 굳이 더 많이 안해도 된다고 하시니 나름 영어공부의 한풀이를 푸신 것 같습니다. 만약 우리가 지금 있는 이 자리에서 물리적으로 더는 절대 움직이지 않아야만 할 일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될까 상상하게 했어요. 혼잡한 도로의 교통사고를 미리 방지하거나 폭력사건현장 등은 중단되겠지만, 병원의 환자나 화재를 진압하는 소방대원들처럼 목숨의 촉각을 다투며 안타까운 일들이 벌어지면서 상황은 점점 끔직해지겠죠.
갑작스럽고 황당했지만 예방주사를 맞고 마스크로 코와 입을 가리는 불편함, 더 나아가 직장을 잃는 경우까지도 발생했지만 간격을 유지하고 스스로를 돌보며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게 한 의미 있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의도하지 않고 강제로 주어진 쉼으로 쉬고 있는 것에 몸이 적응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불안도 따라 증가하는 건, 확신 없는 미래가 막연하기에 누구라도 편한 시간의 쉼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우리모두가 함께 겪어왔던 것들을 되짚어보게 한 멋준오빠님의 시각으로 다시한번 또 다른 쉼을 사색하게 합니다. 잘 쉬었다가 다시 일하게 되었을 때의 의욕충만한 기운이 멋지게 펼쳐지기를 바랍니다.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합평]
'쉼' 이라면 의례히 몸이나 머리를 쉬게 하는 것이라 생각하기 쉬운데 이렇게 다양한 뚯이 있다는 걸 마치 처음 안 것처럼 신선합니다.
거기다 그 쉼의 밑바닥엔 모두 어느 정도의 시간과 함께 하는 기다림을 품고있다는 것 또한 처음 발견인 것처럼 새롭게 여겨집니다.
어떻게 쉬어야 하는지 모른다는 말씀이 무색하게 영어공부에 몰두하고 또 살컷 몸울 편하게 굴려보고 쉼을 쉼답게 잘 보내신듯 합니다.
그 충만한 쉼이 새로운 달리기에 무한한 에너지를 제공하리라 믿습니다.
쉼이 주는 여유와 지혜가 결국 멋준오빠님을 더 완성 된 인격체로 빚어주리라 생각합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합평]
'쉼'을 일반적인 '쉬다'로 바로 접근하지 않고, 사전을 찾아보며 더듬더듬 짚어가듯 시작하는 글이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일반적인 접근일 수도 있지만, 그 접근이 특별해질 수 있도록 다른 '쉼'임에도 같은 '의미'를 찾아내는 통찰에 감탄을 합니다. 천천히 즉, 시간이 더해져야 결국 '쉼'이라는 통찰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사전은 역시, 그리고 사유의 힘은 역시 배신을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연달아 그런 사유의 힘이 얼마나 세고 단단한지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위트 있는 문장들도 참 좋았습니다. '너무 오래 쉬다가 쉬어버리면 곤란하다'든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달리고 있었다'는 표현이 그랬습니다. 단단한 문장과 문단 속에서도 위트를 잃지 않음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더 글쓴이 가까이에 서게 합니다. 단단함 속의 헐렁함은 상대를 무장해제하게 하는 마법이 있는 것 같아요. 위트는 결국 마음의 여유에서 나오기에, 글쓴이가 이 글을 쓰며 얼마나 오래 고민하고 생각을 정리했는지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누구보다 제대로 쉼을 가졌던 분이더라고요. 강제로 처한 쉼이었지만, 그 속에서 영어공부도 하고 진짜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도 가져보면서, 아무리 쉬어도 질리지 않는 진리와 인간의 본성을 몸소 찾아내신 것 같습니다. 살아있는 경험의 힘으로 전개되는 글에는 믿음이 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마지막 부분에서는 쉬는 법을 배워본 적이 없다고 마무리를 하셨는데, 이 부분이 독자로서 조금 공감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쉼이 무엇이고, 어떤 마음이며, 어떻게 쉬었는지가 분명히 글에 드러나 있었거든요. 그런데도 그 모든 걸 전복시키는 문장이 드러남으로써, 지금까지 서술한 것은 그렇다면 쉼이 아니었나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글쓴이에게 쉼은 무엇이고, 그동안의 쉼은 어떤 의미로 남아 있는지, 분명 알 것 같았는데 갑자기 안개에 휩싸인 느낌이었습니다. 좀 더 일관된 흐름으로 끝을 맺으시면 어떨까 합니다.
새로운 일터에서 적응하신다고 많이 바쁘신 줄로 아는데, 그럼에도 이렇게 꾸준히 글 써주시고 정성껏 합평에 임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어느덧 하나의 글감만을 남겨두고 있네요. 요즘 저는 쌓아놓은 생각들로 글을 쓰느라, 새로운 생각들을 더하지 못하고 있다는 자책을 좀 하고 있는데, 멋준님의 사유가 담긴 글들을 보며 많이 반성을 합니다. 다음 글에서도 그 사유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해요!
@박현안
글쓰기를 너무 쉬어서 감을 잃었네요. 수정했습니다.
@JACK alooker
쉬는 법을 배우지 않아도 쉴 수 있었던 거라면 좋았을텐데. 참 어렵네요. 하하.
@청자몽
이번 글은 열심히 살아온, 또 열심히 쉬었던 나의 인생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 쉬었던 만큼 이후의 시간에 책임을 지고 살아야겠죠. ㅎㅎ
댓글 감사드립니다.
모든 쉼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통찰 너무 잘 봤습니다.
그런데 글자수를 빼먹으셨.. 기다리겠습니다. 쉬면서…
@박현안
글쓰기를 너무 쉬어서 감을 잃었네요. 수정했습니다.
@JACK alooker
쉬는 법을 배우지 않아도 쉴 수 있었던 거라면 좋았을텐데. 참 어렵네요. 하하.
@청자몽
이번 글은 열심히 살아온, 또 열심히 쉬었던 나의 인생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 쉬었던 만큼 이후의 시간에 책임을 지고 살아야겠죠. ㅎㅎ
댓글 감사드립니다.
모든 쉼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통찰 너무 잘 봤습니다.
그런데 글자수를 빼먹으셨.. 기다리겠습니다. 쉬면서…
어쩌면 우리 모두는 쉬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생각에 갖혀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쉼이란 쉼 자체로 한걸음 뒤에 항상 우리와 함께 했음에도
그러게요. 쉬는 법을 배워보지 못했군요. 잘 노는 법도 배워보질 못했더라구요. 그냥 열.심.히 하라고만 배우며 산 것 같습니다. 근데 뭘? 뭘 열심히? 무엇을 위해??
그런건 구체적으로 못 배웠구요.
그냥. 그냥 뭘해. 그것만 배운듯 ㅜㅜ 합니다.
잠시의 쉼. 저는 괜찮아 보입니다. 긴듯해도 짧은게 3년이더라구요. 다만 쉬고 난 이후의 책임은.. 그게 문제지만. 나쁘지 않아보입니다. 게다가 코로나.
그렇죠. 코로나가 많은걸 바꾸어놓았네요.
[합평]
쉼에 대한 다섯가지 키워드에서 시간이라는 공통 키워드를 뽑아내며 시작하는 도입부가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쉬다]와 [쉬어 버리다]라는 대비도, 뒤의 내용, 그리고 쉼의 속성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었구요.
쉬다보면 쉬어버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에 공감됩니다. 제 자신도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어쩌면 잠시 멈춰 쉴 수 있는 기회에 스스로에게 가장 혹독했던 것 같아요. 말씀처럼 쉬어 봤어야 잘 쉬든 말든 하지!가 떠올랐습니다..ㅎㅎ
역사적 사건이었던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 그리고 아무일 없었다는 듯 익숙해져 버린 팬데믹이 앞으로 달리는 우리들을 멈춰세워 옆을 보게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쉼 조차도 무심한 듯 지나쳐 다시금 앞으로 달리는 우리들을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사람의 시선이란 참 속도에 의존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스스로 선택하는 쉼이 어색한 현대인의 모습을 떠올려 보기도 했습니다. 강제로 쉬게 해야 드디어 멈추어 쉬고, 그러다가 쉬어버리는, 쉼과는 어색한 삶을 살아가는 듯 싶습니다. 사회는 여전히 달리는 사람 위주로 굴러가구요.
많은 생각이 드는 글입니다. 이번에도 멋준님의 사유를 함께 즐길 수 있어 무척 좋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오늘 자정까지인 줄 알고 있었는데, 어제 자정까지였더군요ㅠ 늦어서 죄송합니다!
[합평]
쉼에대한 정의 사용이나, 다섯가지의 정의를 모아 “시간을 두고 [천천히] 기다리다 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결과에 도달한다” 라는 멋준님의 워딩으로 공통점을 찾으시며 시작하셨어요. 그것만으로는 조금 아쉽다 싶었을 수 있는데, 바로 이어서 나온 시간을 들여 숙성되는 음식, 목의 회복, 번아웃등의 예들과 적정시간이 지나면 쉬어버릴 수있다는 점을 생생하게 설명해주셔서 시작의 두 문단이 강렬했습니다.
강제로 주어진 쉼이 없이는,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휴식이라는 칼을 뽑아들기 어렵죠. 그래도 그 쉼에서 영어 공부에 대한 한풀이도 다 해버리시고, “이렇게 막 쉬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쉬셨다 하여 저도 모르게 ‘잘했네’ 했습니다. 강제로 쉬는 와중에도 좌불안석 이거 찔금 저거찔금 하는 것보다 훨씬 좋은 쉼을 가지셨던것 같아서요.
쉬는 법을 배워보지 않으셨다고 하지만, 충분히 잘 쉬고 다시 복귀하시지 않았나 싶습니다. 돈걱정이 없게 되셔서, 아무때나 이렇게 장기간 쉬실수 있으셨으면 좋겠기도 하고, 중간중간 휴식을 잘 쉬는 법도 배우셔서 일과 휴식을 이어나가는 삶이 되셨으면 싶기도 합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학교에서는 삶에 필요한 다양한 지식과 기술을 가르치고, 사회에서도 일에 필요한 직무 능력을 갖춘 사람이 되라고 종용하지만 일을 잘하기 위해, 또는 건강한 사회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휴식이 필요하다고 가르치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잘 드러내고 있는 글이다. 일할 줄만 알았지 나를 위한 온전한 쉼이 무엇인지 여전히 고민 중이라는 동보라미의 글을 떠올리게 만든다. 쉼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쉬라고 종용했던 순간에서야 쉼에 대해 인지하게 되었으며 잘 쉰다는 것 역시 잘 살아가는 방법 중 하나임을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남들처럼 달려가는 것에만 집중하던 삶보다는 느리지만 쉼을 통해 여유를 찾은 자신의 모습을 설명하고 있다. 문장처럼 인생에서도 쉼표가 필요하다는 부분에서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다시 한번 강제적 휴식기를 맞이하면 어떻게 보낼 수 있을지에 대한 확언은 없지만 큰 불안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삶의 여유를 찾았다는 부분이 진정성이 느껴졌기 때문인 것 같다.
[합평]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라와 있는 ‘쉼’의 다양한 의미를 나열하는 글의 시작이 흥미로웠습니다. ‘쉼’이라는 주제에 대해 나를 힘들게 하거나 지치게 하는 것들로부터 벗어나는 순간이라고 단순하게 생각을 했는데, 덕분에 이런 식으로 글감에 접근하는 방식도 배웠습니다. 차분하게 그 의미들에서 공통점을 찾으신 것도 멋졌습니다.
태어난 이후 줄곧 앞만 보며 달리던 자신을 멈추게 한 계기가 ‘사람과 일자리를 잃고 나서’라는 것은 안타깝지만 공감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장을 다니고 바쁠 때는 며칠만이라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바라지만 정작 실직이나 뜻하지 않는 이유로 소원을 이루면 머릿속이 깜깜하더라고요. 아무래도 항상 앞날을 대비하고 미래를 걱정하는 것이 당연하다 여겨서 그런 것 같습니다. 시간과 돈, 보장된 미래가 함께 주어지는 경우는 드물거든요. ㅜ
그래도 영어 공부를 원 없이 하고, 열심히 쉬는 시간을 가진 덕분에 다시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신 듯합니다. 쉬는 법을 배우지 않았다고 하셨지만 배우지 않아도 저절로 각자에게 필요한 쉼을 취하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쉼과 일을 통해 또 다른 모습으로 빚어질 멋준오빠님을 응원합니다.
여러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주시고, 매력적인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한 가지 주제만 남았다고 생각하니 아쉽네요.
다음 글에서 만나요. ^^
@멋준오빠의 행복공작소
[합평]
멋준님과 많은 소통을 하진 못했지만 그동안 경험한(?) 바에 의하면 멋준님은 아주 뚜렷한 캐릭터를 갖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열정이 넘치고, 생각하는 방향이 분명한 편이고, 그래서그런지 고집이 강하다고 느꼈던 적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람들을 좋아하는 것 같고, 본인에게 뭔가가 주어지면 굉장히 애착을 갖고 착수해나가는 스타일 같은.
2년간의 공백 기간이 '의도하지 않았던 것'과 '평소 에너지가 넘치는' 멋준님의 캐릭터로 짐작컨데, 아마도 의도치 않은 2년간의 쉼은 재충전이 됨과 동시에 당혹스러움을 주기도 했을 것 같습니다. 미친듯이 달려오다가 맞이하는 휴식은 당장에는 달콤하지만, 그것이 일정기간을 지난다면 여러가지 불안한 생각이 드는 건 모두가 비슷한 것 같아요. 옆에 사람들이 어디를 향해 뛰어가는지도 모르는 채 같이 뛰어왔고, 그 사람은 지금도 뛰어가고 있을테니.
뭐든 '적당함' 이 미덕인 것 같습니다. 일도, 쉼도, 관계도, 상처도.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내가 감당할 수 없게 지속된다면, 그러한 상황 속에서 평점심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만약 재취업이 아직 되지 않았다면, 지금쯤 멘탈이 무사하실까 하는 우려가 살짝 되기도 했습니다. (재취업 잘하셨어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합평]
‘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춰랏!’멈춘오빠님 잘 쉬셨습니까. 코로나로 인해 강제 영어공부를 굳이 더 많이 안해도 된다고 하시니 나름 영어공부의 한풀이를 푸신 것 같습니다. 만약 우리가 지금 있는 이 자리에서 물리적으로 더는 절대 움직이지 않아야만 할 일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될까 상상하게 했어요. 혼잡한 도로의 교통사고를 미리 방지하거나 폭력사건현장 등은 중단되겠지만, 병원의 환자나 화재를 진압하는 소방대원들처럼 목숨의 촉각을 다투며 안타까운 일들이 벌어지면서 상황은 점점 끔직해지겠죠.
갑작스럽고 황당했지만 예방주사를 맞고 마스크로 코와 입을 가리는 불편함, 더 나아가 직장을 잃는 경우까지도 발생했지만 간격을 유지하고 스스로를 돌보며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게 한 의미 있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의도하지 않고 강제로 주어진 쉼으로 쉬고 있는 것에 몸이 적응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불안도 따라 증가하는 건, 확신 없는 미래가 막연하기에 누구라도 편한 시간의 쉼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우리모두가 함께 겪어왔던 것들을 되짚어보게 한 멋준오빠님의 시각으로 다시한번 또 다른 쉼을 사색하게 합니다. 잘 쉬었다가 다시 일하게 되었을 때의 의욕충만한 기운이 멋지게 펼쳐지기를 바랍니다.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