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좀 둔한 걸까?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03/17
어제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다.
나는 원래 꼭 할 말이 있거나 물어볼 말이 있지 않으면 거의 전화를 한 번도 하지 않는다. 친구들도 그걸 알기에 안부전화는 항상 친구들이 하는게  당연한 걸로 은연 중에 인식이 되어있다.
첨에는 전화 잘 안하는 핑계를 요금제에 돌렸다. 나는 전화할 일이 많지 않아 음성통화 제공은 적고 데이터가 많은 걸 선택했기에 전화는 니들이 해야한다. 고 했던 것이다.
그 핑계는 예상외로 참 편했다. 오는 전화를 받기만 하면 되니까. 그게 자연스레 굳어져 이제 나는, 먼저 전화 안하는 사람이 되었다.

친구가 말했다.
"우리 너무 안 만났잖아. 어디 여행 좀 가자.
3월 말 시간 어때?  답답해 죽겠어"
시간?  남는게 시간이다.
답답?  답답한 걸로 치면 나보다 더 답답한 사람이 있으랴. 산 속에 꽁꽁 갇혀 누구와도 만나는 일이 거의 없어 어쩜 유배에 가까운 삶을 사는데..
그 친구는 또 가끔 외롭단 말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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