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라기의 용기

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
2022/09/07


나는 12년차 아내이자 며느리다

 
시아버지는 6남매 중 장남이시니 남편은 그 집안의 장손이다.  결혼 당시 시할머니까지 계신 집에 시집 보내기가 탐탁지 않아 하시는 친정 부모님을 보며 이해가 가지 않았다. 

"너 그 집에 맏며느리로 들어가면 평생 제사 지내고 어떻게 다 할래?"

"내가? 내가 제사를 왜 지내? 난 안 지낼건데?"

철이 없었던 것인지 신념이 확고했던 것인지 집안과 맏며느리의 자리는 별 관심이 없었다. 
당시 맞벌이를 했고 시댁과 거리가 있는 곳에 살았기에 시할아버지 제사는 첫 제사를 제외하고는 가지 않았다. 명절에는 큰댁인 시댁으로 아버님의 두 동생인 작은아버님 내외분, 그 자식들이 모두 모였다. 

시대착오적인 호칭 도련님, 아가씨 

당시 결혼을 한 사람이 남편 뿐이었기에 며느리는 나 혼자였다.
남편의 사촌 동생들은 모두 나이 차이가 좀 있어 대학생인 아가씨, 사회 초년생의 도련님 세 분이 있었다.
(입 밖으로 아가씨, 도련님이라 뱉어 보지는 않았다. 왠지 아가씨, 도련님을 뱉는 순간 내가 그 집의 하인이 되어 버리는 듯한 느낌이어서 그 호칭을 사용하지 않고 부를 일이 있으면 얼렁뚱땅 '저기',  '이거 좀'  그렇게 애매모호하게 넘어갔다.)


밥상의 제일 마지막 주인공인 며느리 

차례를 지낼 때 대부분의 비중 있는 일들은 어머님과 작은어머님들이 하시고 난 제기에 담긴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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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천천히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schizo12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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