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험 옵션'은 없다 - 아동청소년에 대한 코로나19 위험과 등교

이 글은 코로나19와 백신 키워드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와 백신에 관한 정확한 정보는 질병관리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질병관리청-코로나19예방접종 공식 홈페이지
1. 논쟁 종결자: 넌 아이들이 죽으면 좋겠지?

확진자 수가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고 병상이 모자라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이 시점에 전면 등교가 시작됐습니다. 교육 및 돌봄 공백의 막심한 피해를 더 이상 간과할 수 없어 등교를 시작하긴 했는데, 여전히 불안한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여러 연구자들이 이미 유행 초기부터 "학교는 제일 나중에 닫고 제일 먼저 열어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몇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아이들의 학업 결손은 온라인 교육으로 만회하기 어렵고, 사회성을 키울 기회가 사라지며, 공교육의 부재는 교육, 소득, 건강의 양극화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아동청소년에 대한 코로나19의 위험은 비교적 작다는 점과, 방역 수칙을 지키는 학교가 관리 안 되는 다른 공간보다 안전하다는 점도 고려대상이었습니다. 이제 성인들이 백신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아동으로부터 학부모(또는 조부모), 교사로 전염될 때의 위험도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아동 감염의 위험과 감염되었을 시 초래되는 사회적 비용(주변인 격리, 학교 폐쇄, 비난 등)으로 인해 등교 재개는 계속해서 후순위로 밀렸습니다. 학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할 때마다 "닫힌 교문을 열라"고 말하는 연구자들의 입지가 좁아졌습니다. 

우리나라는 아동 청소년 중에 코로나19 사망자가 없지만*, 유행 상황이 심각한 해외에선 코로나19에 감염된 아이들이 죽기도 합니다. UC 샌프란시스코의 감염병 연구자 Monica Gandhi는 소셜미디어에 등교 재개에 대해 종종 얘기했는데, 그때마다 쏟아지는 비난을 견디기 어려웠다고 합니다. 특히 "넌 아이들이 죽으면 좋겠지?" 같은 말은 논쟁을 종결시키는 문장이었다고 회고합니다(Nature 595, 2021). 

(* 어제 처음으로 아동 사망자가 보고되었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임신부의 사산아로 알려지며 통계에서 빠졌습니다. 아이의 명복을 빌며 가족에게 위로가 있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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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코로나는 아이들에게 얼마나 위험한가. 

실제로 코로나19는 아이들에게 얼마나 위험할까요? 우리나라의 20세 미만 코로나19 확진자는 약 6만 6000명 정도 되는데, 그중 사망한 사람은 한명도 없습니다. 아동청소년은 위중증으로 분류되는 경우도 거의 없습니다. 현재 600명 이상의 위중증환자 중 20세 미만은 2명입니다. 

우리나라는 발생률 자체가 적고 학교에서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감염자 격리 등의 방역 수칙이 잘 지켜지는 편이어서 아동들에게 위험이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유행 상황이 극심하거나 학교에서 관리가 잘 안 되는 곳은 아동 중에서 사망자가 나오곤 합니다. 

자료가 가용한 36개국을 확인한 결과, 20세 미만 확진자 약 1,700만 명 가운데 6,722명이 사망했습니다(표 1 참고). 이중 10세 미만 아동이 3,400명가량입니다. 확진자 중 사망자 비율을 나타내는 확진치명률(CFR)은 0.04%입니다. 10만 명이 확진되면 39명이 죽는다는 뜻입니다. 아이들의 경우 증상이 안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 감염이 되었어도 검사를 안 받아 확진이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실제 감염된 아동청소년이 사망할 확률(감염치명률, IFR)은 0.04%보다 더 낮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성인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치입니다. 코로나19는 연령에 따라 감염 위험이 천차만별입니다. 확진치명률은 20~39세 0.2%, 40~59세 1.4%, 60~79세 7%, 90세 이상 25%입니다(표 1). 아이들이 성인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감염 시 죽을 가능성이 0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이 확진치명률은 나라의 소득 수준에 따라 달라집니다. 고소득 국가 아이들의 경우 10만 명이 확진되면 8~9명이 죽습니다. 저소득, 중저소득국가 아이들 10만 명이 확진되면 140~376명이 죽습니다(표 2). 

국가별로 봐도 차이가 명확합니다(표 3). 영국은 20세 미만 사망자가 70명가량 나왔지만, 확진자 10만 명당 3명 수준이라 치명률은 매우 낮습니다. 스페인, 덴마크도 유사합니다. 스웨덴은 0~9세 10만 명당 사망자가 25명으로 높은 수준인데, 이는 영유아의 경우 검사를 적게 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에선 800명 이상의 아동, 청소년 사망자가 발생하였고, 이는 10만 명당 12명 수준입니다. 멕시코와 필리핀은 아동 사망자 숫자도 많을뿐더러 10만 명당 사망자도 세자리 숫자를 기록하여 상기한 고소득국가와 극명한 차이를 보입니다.

아동청소년의 확진치명률이 국가별로 차이 나는 이유는 세가지 정도입니다. 1) 고소득국가는 검사 역량이 저소득국에 비해 뛰어나기 때문에 감염자 중 확진자(분모)를 많이 찾아내서 확진치명률이 낮을 수 있습니다. 2) 검사를 많이 한다는 것은 증상 초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제공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치료가 잘 되면 걸려도 죽을 확률이 낮아집니다. 3) 마지막으로 기본적인 건강상태와 영양상태가 좋기 때문에 감염이 사망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코로나19 아동 사망자 중 상당수가 기저질환자입니다. 평소의 건강상태는 걸렸을 때 이겨낼 힘의 차이를 결정합니다. 

요약하면, 코로나19에 감염된 아이들도 (낮은 확률로) 죽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검사를 통해 조기 발견, 치료하고, 평소에 건강관리가 잘되어 있으면 힘들지 않게 감염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7만명에 가까운 우리나라 아동청소년 코로나19 확진자 중 사망자가 없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수 있습니다. 물론 안 걸리는 게 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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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무위험 옵션'은 없다

여전히 질문은 남습니다. 낮은 확률이지만 감염이 퍼지면 아이들이 사망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 백신 접종이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학교나 지역사회에서 감염이 퍼질 경우, 아이들이 코로나19에 걸려 위중증이 되거나 사망하는 사례가 나올 것입니다. 아동의 사망은 분명 더 눈에 띌 텐데, 우리 사회는 이 죽음을 감당할 수 있을까요?

이 죽음을 감당할 수 있냐는 말은 등교를 재개하는 것, 또는 단계적으로 일상을 회복하는 일의 유익이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아동 청소년 대상 건강 상의 피해보다 더 큰지 묻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생명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라는 말이 있고, 기대여명이 많이 남은 아이들의 생명은 그중에서도 가장 소중합니다. 이 생명에 비길 수 있는 다른 가치가 있을지 의문이 드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에 '무위험 옵션'은 없습니다. 작년 한 해 동안 사망한 20세 미만 아동, 청소년은 1,767명입니다. 이중 감염성 질환으로 사망한 아이가 21명이고 호흡기 질환으로 사망한 아이가 32명입니다.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람은 126명이고 알 수 없는 이유로 사망한 아이들도 175명이나 됩니다.

아이들의 생명은 너무나 소중하고, 개인에게 이 사망은 절대 일어나지 말아야 할 비극이지만, 우리는 때때로 그 위험의 확률을 평가한 후 활동을 이어갑니다. 감염성 질환, 호흡기 질환이 두려워도 외출을 하고 사람들을 만납니다. 교통사고가 두려워도 차를 타고 길을 나섭니다. 중요한 건 위험의 크기가 감당할 만큼 작은지, 내가 하는 활동이 그 위험을 감수할 만큼 가치있는지 입니다. 위험의 크기를 충분히 줄이기 위한 노력도 당연히 같이 가야 합니다. 

(예컨대 2009년 신종플루 유행 당시 20세 미만 감염자 55만명 중 25명이 사망-10만명당 4.5명 수준-했습니다. 당시 일부 학교에서 개학이 연기됐지만 전면적인 휴교는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등교 문제로 다시 돌아가 보겠습니다. 10만 명당 1명가량의 사망을 발생시킬 수 있는 학생 코로나19 감염 위험은 감당할 만큼 작은가요? 등교를 통한 교육 공백 해소와 사회성 발달은 이 위험을 감수할 만큼 큰가요?

저는 아동에 대한 코로나19의 위험이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작고, 등교 교육의 중요성은 그 위험을 감수할 만큼 크다고 생각합니다. 한두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때, 누군가 저에게 "넌 아이들이 죽으면 좋겠지?"라고 말한다 하더라도 이 생각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위험의 크기 자체를 줄이는 노력은 반드시 같이 가야 합니다. 접종이 가능한 교사와 학부모가 꼭 접종을 받고, 학교 내에서 위생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증상이 있을 경우 집에서 쉬거나 검사를 받아 조기에 치료하고 전파의 위험도 줄여야 합니다. 관리만 적절히 된다면 코로나19의 위험은 더 낮아지며 적은 고통으로 공동학습의 큰 유익을 누릴 수 있습니다. 

감염의 위험과 활동의 유익을 정확히 평가하는 한편 위험 자체를 줄이려는 노력을 병행하면 안전하고 지속적인 등교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하며 글을 적습니다. 의견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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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글을 미리 친구들과 회람했을 때 의미있는 피드백이 하나 와서 첨언합니다. 등교의 위험보다는 등교시 안전하게 학습할 수 있는 환경과 학교 감염 발생시 생기는 여러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제반여건을 갖추는 게 더 중요한 고려 요인라는 의견이 있었고 공감합니다. 구체적인 내용을 논하는 것은 제 범위를 넘어가지만, 방역 당국과 교육부, 교육 현장에 계신 분들의 여러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는 말 덧붙입니다. 노고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