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2/03/13
결혼하고 첫 생일.  아니 남편을 만나고 첫 생일.  남편은 알지 못했다( 선 본 지 한 달반 만에 결혼했다. 이런 미친...)
투정부리기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두 번째 생일....
첫 번째도 몰랐는데 알턱이 있나.
기대하면 실망이 따르는 법.
나는 내 생일상을 내가 차리기로 했다.
미역국 끓이고 잡채 만들고 불고기 굽고...
마주앙도 한병 샀다.
참고로 마주앙은 남편이 좋아하는 국산 백포도주고 나는 술을 입에도 못댄다.
남편이 깜짝 놀라며 오늘 누구 생일이야? 했고  나는 차분하게  내  생일이에요 했다.
남편은 미안해서 쩔쩔매며  담부턴  안 잊을께  했다.
그렇지만 이미 나는 눈치챘다.
나 뿐만 아니라 그 누구의 생일도 기념일도 기억하고 챙기는 DNA가 그사람에게는 없다는것을..
그런 사람에게 기대하고 실망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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