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없는
금식 중인 아침..
오랜만에 느끼는 갈증과 허기가 낯설다.
마당을 둘러보다 귀여운 새싹을 만났다.
잔디 사이에 뿌리를 내리고 얼굴을 내민 식물이 대견하다.
돌아서면 내리는 비로 잔디들은 또 머리카락 자라듯 올라왔다.
아마 주말에 남편이 잔디를 밀어버릴텐데…
너의 운명은 어찌 될까?
잡초
살고 싶은
끈질긴 의지를
한줌 흙에 묻고
뿌리를 내린다
줄기를 세운다
철 따라
보호색을
부지런히 갈아입고
그늘 진 나무 아래서도
바람 타는 길섶에도
잎새를 키워가며
잡초란
이름으로도
꽃을 피우고 있다.
- 한정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