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을 마시며 산다

홈은
홈은 · 15년차 집돌이
2022/03/14
최깨비님의 탄소 배출 적은 수돗물, 친환경 음용수지만 마시는 국민은 3명 중 1명이란 글을 보고 나의 '식수 생활'에 대해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기사를 읽을 때도 적용사례에 집중하는 편이지만 얼룩소의 글도 마찬가지다. 결국 가장 밀접한 것에 대한 감각을 일깨워주는 글을 만나면 그것을 바탕으로 생활 속에서 인지하지 못했던 사실을 짚어보게 되는 것 같다.

결혼 전에 수돗물을 먹던 습관은 결혼 이후로도 이어져 생수 마니아였던 남편을 바꿨고 지금은 다들 자연스럽게 수돗물을 마시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수돗물을 마시는 행위만으로도 나는 차별이 대상이 된 경험이 있다는 점이다. 

수돗물을 주로 마신다

어렸을 때야 부모의 선택에 따라 식수를 정하게 되니 그 시절은 제외하고 자립한 이후의 식수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남편은 생수를 좋아했다. 늘 2리터짜리 생수병을 쌓아두고 마셨으며 일회용품 사용에서 큰 죄책감을 느끼지 않아 더블 샷을 더블로 추가해 마시는 아메리카노를 하루에 몇 잔을 일회용 컵에 받아 마시며 사는 사람이었다. 컵 하나를 씻어가며 하루를 쓰는 나와는 살아온 방식부터 많은 것이 다른 사람이었다. 결혼 후 남편은 딱 한 번 식기류를 잔뜩 싸들고 온 적이 있는데 본인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컵을 다섯 개나 들고 와서 찬장에 차곡차곡 쌓아두었다. 

그런 사람과 생수배달 없이 수돗물을 마셔야 하기 위해서는 당위성이 필요했다. 우리는 새 아파트에 거주했었기 때문에 배관에 관한 두려움은 잠시 내려놓을 수 있었다. 그리고 다른 문제들은 남편에게 나와 싸워야 할 만큼 대단한 믿음이 있었던 것이 아니기에 같이 내려놓고 별다른 투쟁 없이 수돗물을 마시기로 합의를 보게 되었다.

수돗물을 마시는 나는 어떻게 차별의 대상이 되었나

이유는 간단하다. 미개하고 청결하지 못해서.

예전 글에서 나는 중산층임을 밝힌 바 있다.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함께 살고 있는 동네에 거주하고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가장 많은 것은 우리나라에서 줄어들고 있다는 중산층이다. 상황이 힘들어진 동네 주민에 대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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