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당신 생일 축하 해

나철여
나철여 · 할미라 부르고 철여라 읽는다^^
2023/08/03
당신, 오늘 생일이네.

어딘가 솔리터리 하고 멜랑꼬리 해 보여 혼자 좋아했던 43년 전  당신의 모습은 어디 가고, 스테로이드 약 부작용으로 퉁퉁 부은 얼굴은 빵빵하게 부풀려 곧 터지기 직전 같습니다.
닳고 닳은 기억들 또 꺼내봅니다.

사랑해
하면 늘 똑같은 미소로 답한 당신, 이마저 유행 지난 코트처럼 닳아 없어지면 어떡하죠...
아픈 당신 덕분에 몇 해 동안 결혼기념일을 까맣게 잊어버렸지 뭐예요...
기억 저 너머에 아직 백마 탄 왕자를 버리지 못하고 있는 내 모습에 비가 뿌려지고, 앞이 보이지  않은지 오랩니다.

큰 키에 바바리코트를 한 손에 걸치고 멋지게 걸어 오던 당신, 그 걸음걸이는 어딜 가고 손엔 지팡이가 쥐어져 있네요. 오랜 항암 부작용으로 한쪽 어깨가 무너져 내렸고, 심한 손발 저림으로 비틀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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