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오파트라는 과연 흑인인가? (1)
2023/04/26
<퀸 클레오파트라>가 불러일으킨 논란
클레오파트라가 다시 화제입니다. 고대 이집트의 여성 파라오인 클레오파트라 7세(재위 기원전 51-30년)를 다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퀸 클레오파트라 (Queen Cleopatra)>의 공개를 앞두고 연일 클레오파트라가 많은 이들의 화두에 오르고 있습니다. 논란은 이 작품 속에서 클레오파트라의 역할을 흑인 혼혈 배우인 아델 제임스(Adel James)가 맡은데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 캐스팅이 실제의 역사와 상당히 다른, 일종의 역사왜곡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죠.
실제로 이집트 시민사회의 반발도 꽤나 거센 것 같습니다. 지난 4월 16일, 마흐무드 알-세마리(Mahmoud al-Semary)라는 이름의 변호사는 이 시리즈의 이집트 내 상영금지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이 작품이 이집트의 언론법을 위반할 뿐더러 이집트의 정체성을 훼손시키려고 든다며 불만을 표했습니다. (아래의 링크는 관련 BBC 기사)
이집트 고고학자입니다. 역사변동과 의례경관, 그리고 행위수행자들의 경험과 성찰에 관심이 많습니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보다 더 소중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이 가치판단이야 말로 현대인류문명의 최대 업적이라 여기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디오니시오스 애굽민수님 디오시니오스님 말처럼 “이집트 인종의 아랍화”부분도 혹시 다음편에서 다뤄 주실 수 있는 지 여쭤봅니다. 역사 속 인물들의 인종에 관한 이야기나 그들이 사용했단 일상언어가 어떠했냐는 문제는 유추 할 방법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재밌는것 같기도 해요. 모쪼록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tkzkdls 그 부분은, 제가 '코카서스 인종' 같은 인종 분류법이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주장에 동의하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선택된 어법입니다. 더불어, 제안하신 그리스, 슬라브, 라틴 같은 범주들 역시 '근대성을 띈 정치적으로 구성된 것들'이며, 그렇기 때문에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적용될 수는 없는 것들이라 판단하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일반적인 의미의'라는 수식어는 제가 의도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들입니다.
아~ 다음 글 보고싶다~
금발벽안은 북유럽에서 비율이 높고 그리스쪽이면 남유럽이라 낮은비율일텐데
금박벽안으로 대표하는 '전형적인서양인'이니 하는 개념은 애초에 이 문제와 좀 떨어져있다고 봐야하죠
'전형적인 백인', '흑인' 같은 피부색으로 대충 구분하는 분류법말고
코카소이드같은 생물학적 구분이나
지역,문화로 구분하는 그리스,슬라브,라틴같은
명확한 단어로 해주세요
단순히 블랙워싱이다! 라고 볼수만은 없는 문제였군요! 클레오파트라가 다양한 언어를 구사할 수 있던 뛰어난 사람이었다는 걸 알게됩니다! 감사합니당
알기쉽게 잘 설명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중간중간에 피식포인트도 있고
ㅎㅎ 팔로잉해서 앞으로의 작품들도 잘 보겠습니닿ㅎ
말그대로 probability의 문제고 그렇다면 넷플릭스 다큐 제작진들이 설득력 있게 해명을 해줬으면 될텐데 말이죠....
재밋게 읽었습니다
다음화도 기대가 되네요
역시나 흑인이라는 주장도 있군요
클레오파트라가 사용할 수 있던 언어의 수를 통해 그녀의 모계조상을 유추한다라... 정말 소름돋았어요!!
흑인이 아니라고 단정지을 수 없지만 그렇다고 흑인이라고도 확언할 수 없다……
어쩌면 “클레오파트라는 무조건 백인일 것이다.”라는 우리의 편견에 넷플릭스가 불을 지피고 큰불로 번지기 전 소장님이 적절히 진화해주신것 같아 참 고맙네요.
또하나의 틀을 깨준 애굽민수님에게 매우 감사하다~~
잘보고... 갑니다...
클레오..파트라.가 백인이... 아닐 .. 수..도 있다니... 놀랐습니다..
김밥.. 한 .줄 ... 놓고 . 갑니다...
@))))))))))))))) 총.. 총..
@tkzkdls 그 부분은, 제가 '코카서스 인종' 같은 인종 분류법이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주장에 동의하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선택된 어법입니다. 더불어, 제안하신 그리스, 슬라브, 라틴 같은 범주들 역시 '근대성을 띈 정치적으로 구성된 것들'이며, 그렇기 때문에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적용될 수는 없는 것들이라 판단하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일반적인 의미의'라는 수식어는 제가 의도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들입니다.
@leannekim 흐흐,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다만 번데기 앞에서 주름을 잡는 추태를 무릅쓰고 조금만 제 의견을 끄적이자면, 이집트인들의 반발이 충분히 이해는 됩니다. 클레오파트라가 헬라스인 혈통이 어느정도인지와는 무관하게, 애당초 토착 이집트인은 흑인 집단이 아니니까요. 하필이면 흑인으로 바뀌어서 문제라기보단(물론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없지는 않겠지만), 족보를 부정당했을 때 어느 나라에서나 나올법한 정당한 반응이라 생각합니다. 해당 넷플릭스 다큐는 단순히 클레오파트라 개인을 흑인으로 만든 게 아니라, 이집트라는 국가를 흑인 집단으로 묘사했고, 그럼으로써 현대 이집트인과 고대 이집트의 연결을 부정한 꼴입니다. 고대 이집트인 중 흑인도 있었다고 말하는 건 문제가 없지만, 다큐가 고대 이집트를 흑인 국가로 묘사하는 건 매우 문제가 있는 것이죠.
비유하자면 다음과 같은 느낌입니다:
역사속 당나라에는 몽골로이드계 백성만 있던 건 아닙니다. 당나라 황제 중에서는, 모계로 위구르족 등의 피가 있는 사람이 어쩌면 있을 수도 있을 겁니다. 당나라 황제 중에서는, 한국인이 보기에 매우 이국적인 외모가 발현된 사람이 있을 수도 있을 겁니다.
1. 하지만 다큐멘터리가 당나라 전체를 그런 외모의 배우로만 캐스팅했다면,
2. 여기에 대한 지적을 감독이 "당나라 시대는 몽골의 침략 이전이니까 몽골 외모가 아니다"라고 반박한다면,
3. 중국인들의 항의는 전혀 부당한 게 아닙니다.
실제로 본 다큐의 감독은 이집트의 아랍화로 인종이 바뀐 것이라는 의미의 발언을 했습니다.
「No amount of reasoning or reminders that Arab invasions had not yet happened in Cleopatra’s age seemed to stem the tide of ridiculous comments.」
-출처: https://variety.com/2023/tv/global/queen-cleopatra-black-netflix-egypt-1235590708/
철저하게 클레오파트라 개인에게만 초점을 맞춰서, 그녀에게 흑인 혈통이 섞였을 가능성을 묻는다면, 직접 시신을 분석하기 전에는 그 누구도 '엄밀한 의미의 확신'을 할 수 없는 게 당연합니다. 하지만 "헬레니즘 시대의 이집트가 흑인 집단이냐"고 묻는다면, 왕실이든 피지배층이든, 확실하게 단호하게 명료하게 NO이죠.
글이 술술 읽히네요. 잘 보고 갑니다. 흐흐
클레오파트라가 사용할 수 있던 언어의 수를 통해 그녀의 모계조상을 유추한다라... 정말 소름돋았어요!!
흑인이 아니라고 단정지을 수 없지만 그렇다고 흑인이라고도 확언할 수 없다……
어쩌면 “클레오파트라는 무조건 백인일 것이다.”라는 우리의 편견에 넷플릭스가 불을 지피고 큰불로 번지기 전 소장님이 적절히 진화해주신것 같아 참 고맙네요.
또하나의 틀을 깨준 애굽민수님에게 매우 감사하다~~
궁금한내용 설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금발벽안은 북유럽에서 비율이 높고 그리스쪽이면 남유럽이라 낮은비율일텐데
금박벽안으로 대표하는 '전형적인서양인'이니 하는 개념은 애초에 이 문제와 좀 떨어져있다고 봐야하죠
'전형적인 백인', '흑인' 같은 피부색으로 대충 구분하는 분류법말고
코카소이드같은 생물학적 구분이나
지역,문화로 구분하는 그리스,슬라브,라틴같은
명확한 단어로 해주세요
내용도 자료도 충실한 좋은 글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