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어도 괜찮아. 울고 싶은 땐 울어도 돼.

청자몽
청자몽 · 꾸준한 사람
2022/11/08
병원에 들어서자마자 울기 시작했던 아이에게
"울고 싶을 땐 울어도 돼." 라고 큰소리로 말해버렸습니다. 괜찮다고 울고 싶을 땐 울어도 된다고요.




콧물감기가 시작된 아이와 병원에 가기.
그런데 병원에는 우는 아이 말고 극복할게 더 있더라고요.

이제 글씨를 배우기 시작한 아이처럼, 저도 이제.. 엄마가 되고 있습니다. 서툴지만...


   토요일 약간 춥다 싶었는데, 그만 6살 아이가 저녁부터 훌쩍거립니다. 왜? 콧물 나와? 하니까 도리질을 합니다. 아니래요. 그러더니 밤에 열을 재달라고 합니다. 다행히 정상체온이었지만, 올게 왔구나 싶더라구요.


   일요일에는 종일 집에서 있었습니다. 열도 오르내리고, 감기약과 해열제를 번갈아 먹이며 열을 식혀줬습니다. 그리고 월요일이 됐어요.

   다행히 심하게 훌쩍이지 않고, 정상체온이라 유치원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하원하고서부터에요. 엄마, 오늘은 어디 가요? 어.. 갈 때가 있어. 어딘데요? 일단 가보면 알아.라고 했는데, 아이는 직감적으로 병원 간다는 걸 알아챘습니다.

그때부터 울기 시작했습니다. 병원에 가까이 갈수록 더 울음의 강도는 세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아무 말 대잔치를 벌입니다. 아무 말이나 합니다. 많이 무서운 모양이었습니다.


   그래도 꾸역꾸역 데리고 엘리베이터 앞에 섰습니다. 한 줄 서기를 하고 있는데, 뒤에 오신 할머니가 손녀랑 새치기를 하며 저희 앞으로 가서 섭니다. 할머니는 제 눈이 휘둥그레지자 고개를 돌렸습니다. 새치기? 허.. 엘리베이터에 탔는데, 울음을 멈추지 않는 딸아이를 따라 그 집 손녀도 울먹거립니다. 그러자 할머니가 저한테 그럽니다.


   "우리 애는 안 울고 있었는데, 얘 때문에 울잖아."


이런 걸 '적반하장'이라고 해야 하지요. 허.. 이런. 새치기하고 큰소리도 치는군요. 뭐라고 하고 싶었는데, 3층 문이 열려서 내렸습니다. 어쨌든 이비인후과 문을 열고 들어갔습니다. 그 할머니네는 5층 소아과를 가는...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비전공) 전직 개발자, 이현주입니다./ 한국에서 10년, 미국에서 7년반 프로그래머로 일했습니다./ 현재는 집안 잔업과 육아를 담당하며, 마침표 같은 쉼표 기간을 살아갑니다./ 일상과 경험을 글로 나누며 조금씩 성장 중입니다.
726
팔로워 467
팔로잉 5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