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랑 보내는 시간의 기적

정지우
정지우 인증된 계정 · 문화평론가 겸 변호사
2022/07/20
Photo by Nathan Dumlao on Unsplash

아이랑 보내는 시간은 종종 기적같이 느껴진다. 아이가 곁에 있는 순간, 나는 잠시 휴대폰을 내려놓고 다른 것들을 본다. 오늘은 아이와 둘이서 산책을 나섰는데, 하늘이 너무도 예뻐서 아이에게 하늘이 무엇 같냐고 물어보았다. "솜사탕 같아. 아빠는?" 나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말했다. "아빠는, 거품들 같아." "나는 솜사탕 같아." 우리는 그렇게 편의점 앞 의자에서 쌍쌍바를 하나씩 나눠 먹으며 하늘을 보았다. 

일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거의 아무도 없는 놀이터에서, 아이랑 부지런히 뛰어 놀았다. 아이가 없었다면, 내가 이렇게 숨이 가빠질 정도로 땀을 흘리며 달리는 일이 있을까. 누구를 잡거나, 누구에게서 도망치며 이렇게 뛸 일이 있을까. 길에서 아이가 주운 물총에 온 몸이 흠뻑 젖도록 물을 맞아가면서, 나도 수돗가에서 손 한 가득 물을 담아 아이에게 뿌려대면서, 그렇게 수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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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facebook.com/writerjiwoo <분노사회>,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등의 책을 썼습니다. 현재는 변호사로도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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