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커피를 궁금해 했었던, 그날.

연하일휘
연하일휘 · 하루하루 기록하기
2023/05/21
흐린 하늘 덕분일까, 추위에 잠에서 깨어났다. 기온이 더 내려갔을 새벽이 아닌, 아침에서야 추위에 눈을 뜨게 되다니. 두툼한 겨울 이불 속의 온기를 몸에 두른 채, 자리에서 일어나기 싫은 아침이다.

담요 더미 위에서 웅크리고 자는 아가를 불러본다. 기지개를 쭉-한 번 펴더니 타박거리며 이불 속으로 들어온다. 조금 차가워진 아가의 몸, 품에 꼭 안고선 일요일의 아침을 만끽한다. 오늘은 이대로 뒹굴거려야지, 실컷 게으름을 부려야지. 반쯤 잠에 취한 소망들을 나열하다 문득, 오늘의 일정들이 떠오른다. 그리고 일정의 시작은 언제나 '아버지의 전화'로 시작되곤 한다.

얇은 집업 하나로는 한기를 다 막아내지 못할 듯 해, 다른 집업 하나를 위에 걸친다. 초겨울 아침의 공기마냥, 차게 가라앉은 공기가 옷 위로 가라앉는다. 흐린 하늘, 오늘은 해를 마주하지 못한 채 아침이 시작된다.

오랜만에 따뜻한 라떼를 주문했다. 만사가 귀찮은 날은 커피 한 잔으로 귀찮음을 물려야지. 오늘따라 유독 커피가 뜨겁다. 뚜껑을 열어 두니 커피향이 차 안을 가득 메운다. 잠시 식기를 기다리던 짧은 시간, 구름이 걷히며 그제서야 햇빛이 땅을 밝히기 시작한다. 덥다- 아침의 추운 공기는 그새 달궈지며 차 안의 공기가 답답해진다. 창문을 열고 미동없는 바람을 맞이하다 다시 부모님을 모시러 운전을 시작한다.

'중소기업박람회', 어제 어머니께서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의향을 내비치셨다. 어제는 따로 일이 있어 함께 가지 못하고, '일요일에 가자-'라는 말을 했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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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걸 좋아하지만 잘 쓰진 못해요. 사교성이 없어 혼자 있는 편이지만 누군가와의 대화도 좋아해요. 긍정적으로 웃으면서:) 하루하루 살아가고픈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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