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조명이 켜지는 아침.

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3/11/03
지극히 이른 아침에 깨어나는 일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 어둠 속에서 창밖을 바라다보는 모란의 뒷모습을 보며 계단을 내려옵니다. 힐끗 고개를 돌렸다가 벽 쪽의 스위치를 켜자 거실 불이 켜지고 모란이 귀찮은 듯이 소파를 딛고 건너와 발목 사이를 오가며 반가움을 표시합니다. 
   
어릴 적 어머니는 화초를 키우셨습니다. 집안이 온통 화초들로 가득했었죠. 이 계절쯤이면 화분을 사러 가는 길을 따라가서 화분을 사다 분갈이를 하고 집안으로 들여올 화분을 골라 집안으로 옮기는 일을 하였습니다. 
어머니는 화초들의 이름은 몰라도 그것들을 어떻게 키워내야 하는지 본능적으로 아시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치 나와 여동생을 키우듯이 말이죠.
   
그런 어머니도 애완견을 키우거나 특히 고양이를-고양이는 특히나 무서워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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