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오후

재재나무
재재나무 ·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
2024/04/22
목요일 오후
   
바람이 많이 불고 볕이 쨍쨍했던 지난 목요일, 친구랑 냉면을 먹으러 갔다. 둘이 얼굴을 보자마자 냉면을 먹자고 합의했다. 이렇게 음식 궁합이 맞기도 쉽지 않은데 친구와 나는 좋아하는 음식이 비슷하다. 둘 다 밀가루라면 사족을 못 쓴다. 나는 비빔면을 좋아한다. 강렬하게 나를 유혹하는 그 맛을 외면할 수가 없다. 어떤 면을 먹어도 비빔을 선호하는 편이다. 친구는 물을 좋아한다. 식초와 고추냉이를 적당하게 넣고 시원하게 먹는 것을 좋아한다. 
   
냉면을 시켜놓고 오랜만에 마주 앉은 친구의 얼굴을 보았다. 이마에 냉면 면 같은 주름이 줄을 세우고 있었다. 말없이 서로의 얼굴을 보다 할 말을 생략한 우리는 웃고 말았다. 소박한 냉면집의 냉면 맛은 소박했다. 비빔도 강렬하지 않았다. 달지도 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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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분야에 관심이 많아요. 그냥 저냥 생활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입니다. 나의 이야기가 우리의 이야기가 되는 글을 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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