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가 된 X세대, 이러고 삽니다
불혹 :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는 나이
마흔을 보통 불혹의 나이라 부른다. 사전적 정의를 통해 바라본 '마흔'은 굳건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모습이다. 하지만 주변에는 흔들리는 마음을 토로하는 40대들이 제법 많다. 최근 출판시장에 마흔에 대한 책들이 우수수 쏟아지는 것을 보면 삶의 전환기로서 40대가 할 말이 많은 시기가 아닌가 싶다.
요즘은 'MZ세대'가 큰 이슈인데, 지금 마흔 구간을 지나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X세대'라는 말을 한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1990년대 초반 '서태지와 아이들'에 열광하고 힙합바지를 입고 소비에 열광했던 그 시대의 신세대들을 'X세대'라고 불렀다. 당시만 해도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고, 소비와 쾌락에 집중한다며 그때 기성세대의 우려 섞인 목소리가 컸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그들이 어느새 시간이 흘러 '나 때는'을 외치고 꼰대란 소리를 듣는 중년이 되었다. 회사에서는 중간 이상의 위치이고, 삶의 초점이 이제는 자신보다는 가족에게 향하게 되었다. 이 시기를 살아가는 40대는 어떤 고민들을 하고 사는지 궁금했다.
[고민 ①] 내 가족이 함께 살 집 하나
점심 때 함께 산책하는 동료가 A가 있다. 늘 밝고 유쾌한 친구인데 요즘 얼굴에 그늘이 가득하다. 그 이유는 집 때문이었다. 고향이 대구이고, 주로 경상권에서 근무하다 자녀 학교 입학 시점에 맞추어 근무지를 옮겼다. 집도 경기도에 전셋집을 구해 생활한 지 벌써 4년이 다 되어갔다. 교사인 아내도 전보를 신청해서 인근 학교에서 근무 중이다.
그도 재작년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구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정부에서 집값을 잡기 위한 고강도의 정책이 쏟아졌고, 곧 떨어질 거란 기대 속에 잠시 주저하는 순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집값이 치솟았다. 지금 사는 곳 주변으로도 도저히 구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지난 주말에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