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
2023/11/04
임신 38주에 출산휴가에 들어갔다. 비록 배는 남산만 하게 불러있었지만, 매일 하던 출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 날아갈 듯 기뻤다. 누구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합법적인 쉼이라고 해야 할까? 그동안 내가 살아온 세상은 생의 주기마다 주어진 과업을 이루지 못하면 큰 잘못을 하지 않아도 죄인이 되는 분위기였으니까.

아이가 태어나면 펼쳐질 날들은 안중에도 없이 인생에서 가장 달콤한 날들을 보냈다. 그렇게 두 아이가 태어나고 휘몰아치듯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한참이 지났지만 그 두 달의 달콤한 휴가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있다. 어쩌면 우리는 그런 기억을 꺼내쓰며 고된 삶을 견디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중간중간 자존감이 바닥을 치면, 기를 쓰고 계약직이나 알바를 구해 나갔다. 그렇다고 자존감이 회복되고 ‘이제 살만하다’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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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천천히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schizo12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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