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12/10
예전에 큰 형님이 돌아 가셨을 때 처음으로 화장터란델 가 보았다.
싯벌건 불구덩이에 시신이 들어가서 하얀 재가 되기까지 걸리는 그 시간동안 유족들은 옆에 있는 넓디 넓은 식당으로 안내되었다.
설마 밥을 먹는 건 아니겠지. 했지만 내 생각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빨간 육개장이 앞앞에 놓여졌다.
나는 황당해서 내뱉었다.
"이런게 어딨어. 사람을 저 속에 넣어놓고  밥을 먹다니...  이건 아니지. 밥을 먹는건 너무하잖아!"
정말이지 나는, 그 상황이 이해되지도 받아들여지지도 않았다.
어떻게 시신이 타고 있는데 태연히 옆방에서 밥을 먹을 수 있단 말인가.
누군가는 차마 밥이 안 넘어가 못 먹고 있겠지 싶어 둘러봤지만 고인의 딸도 아들도 남편도 상복을 입은 채 국그릇에 코를 박고 후루룩 소리를 내며 밥을 먹고 있었다.
밥을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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