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내 심장이 갖고 싶어요?”
박찬욱 감독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 해준(박해일)은 서래(탕웨이)의 중국어를 번역기 오류로 잘못 이해한다. 그러나 그 의미마저 잘못 전달되지는 않는다. 해준은 이미 서래가 자신에게, 그리고 자신이 서래에게 마음이 있음을 직감한다. 이 대사 한 마디가, 이 영화 전체를 설명하고 있다고 믿는다.
이 영화는 모든 경계를 허물고 가로 지르는데 선수다. 개연성이 달리 필요치 않다. 서래가 머물고, 해준이 지켜보는 방안 벽지마저 색상이 녹색인지 파란색인지, 그림이 산인지, 바다인지 알 수 없다. 번역 오류조차 사랑으로 해석하는 이 영화는 '이포'라는 안개 자욱한 지역을 배경으로, ‘미결’이란 이름의 서사를 풀어낸다. 헤어질 결심에서 사랑이 시작되는 이 영화는 역설적이게도 불확실성으로부터 선명함을, 불완전으로부터 확신을 얻는다.그뿐인가. 형사와 용의자, 남성과 여성, 중국인과 한국인, 산과 바다, 까마귀와 고양이 조차 서로 가진 성질이 반대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