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명절에 10가구 중 6가구는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나의 주변을 봐도 반반 정도의 확률로 차례를 지냈다. 삼엄한 집합 금지령이 내려졌던 코로나 시대의 영향, 비혼의 증가, 여성의 경제 활동이 늘어난 것이 주요 이유라고 한다. 시가는 차례를 지내는 40%에 속했다. 나는 몇 해 전, 이미 어머니에게 차례 또는 제사를 물려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나의 선언도 어머니의 동의도 집안에서 별다른 위력이 없었다. 집안의 일에 대해선 오로지 남자 어른들에게 결정권이 있었다.
다양한 과일, 생선, 전, 고기가 차려진 차례상은 무릎 관절 수술을 한 어머니, 갑상샘암 후유증으로 피곤을 달고 사는 숙모들, 주 6일 식당에서 일하는 고모가 차려낸 것이었다. 언제나 음식은 남았고, 남은 음식은 여러 집이 나눠 가져갔다. 유교 전통 문화의 본산인 성균관은 작년 음식 가짓수도 최대 9개면 족하다는 내용을 담은 ‘차례상 표준안’을 제시했다. 형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