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말에 'あまやどり(아마야도리)'라는 단어가 있다. 일본에서 오래 유학한 지인도 선뜻 뜻을 설명하지 못하고 포털 사전을 찾아보라고 하는 걸 보니, 일상에서 자주 쓰는 말은 아닌 모양이다. 아무튼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다'라는 뜻이다. 같은 제목의 소설도 있다. 왠지 시적인 느낌이 물씬 난다.
일본의 건축 거장 안도 타다오가 도쿄 시부야의 한 소공원에 같은 이름의 건축물을 설계했다. 안도 타다오는 이 건축물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바람과 빛의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라고 설명한다. 빛과 바람, 그의 건축 언어에서 곧잘 볼 수 있는 소재다. 여기에 물을 더하는 경우도 많다. 이 건축물에서도 물이 핵심이다. 왜냐면, 화장실이니까.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공원 화장실. 둥근 처마를 쑥 내민 것이 정말 '아마야도리'가 가능한, 아니, 일부러라도 하고 싶은 공간이다. 공중화장실을 비를 피하는 장소로 해석하는 사람, 안도 타다오는 그 나이에도 어쩜 이렇게 낭만적인지.
안도 타다오의 공중화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