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2학년 때 서울에서 부산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이삿짐 트럭 운전석 옆 두자리에 엄마, 아빠가 앉고 무릎위에 어린 동생 둘을 각각 앉히니 제 자리는 없었습니다.
이사하는 동안 경남 의령에 있는 외할머니 댁에 여름방학 한달간 맡겨졌는데, 오히려 제겐 귀한 경험들을 많이한 소중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완전 시골이라 넓은 마당에 감나무 두 그루가 있었고, 장작더미와 가마솥이 있던 부엌에서 부지깽이로 불을 지폈으며, 펌프질로 물을 끌어올려 썼습니다.
동네 우물가에 물 뜨러 심부름 다녀왔던 기억도 나네요.^^
어스름한 저녁, 앞장서서 깡총깡총 뛰어가다 길가에 뱀을 밟을 뻔 하기도 하고, 박쥐도 가까이서 처음 보았습니다.
늦은 밤 방안으로 생쥐가 들어와 기겁을 하고 막내이모와 저는 비명을 지르며 도망가기 바빴는데, 외할머니가 파리채로 때려잡아서 아무렇지도 않게 들고 나가시는 모습에 놀라기도 했습니다. ㅎㅎ
인사를 잘 해야한다고 해서 동네 어르신들은 보이는 대로 무조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