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믿는 것은, 세상에는 양심이 없는 사람보다 잘못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더 정확히 얘기하자면, 양심을 어기는 행동을 하는 경우보다 잘못된 판단을 따르는 행동을 하는 경우의 빈도가 훨씬 높다는 것이다. 또한 양심이 없는 사람보다 다른 사람의 양심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기도 하다.
이 명제들은 보기보다 사회 현상들을 해석하는 방식에 꽤 영향력이 있다.
최근의 김진표 전국회의장의 회고록 논란에 이를 적용해 보자.
김진표 전국회의장이 들었다고 하는 말을 윤석열 대통령이 실제로 했을까? 또는 김진표 전국회의장이 듣지도 않은 말을 들었다고 거짓말을 하는 것일까?
윤석열 대통령이 그런 말을 했다고 가정할 경우, 그 말은 윤 대통령이 양심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윤 대통령의 사고 방식에 오류가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고 가정할 경우 김진표 전국회의장이 거짓말을 한다고 봐야 하는데, 이런 식의 거짓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