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토니 타키타니> 리뷰
1.
그의 이름, '토니 타키타니.' 요상한 이름이다. 우리로 치면 '토니 안' 정도가 되려나. 자식을 얻음으로 아내를 잃은 남자에게 평소 친하게 지내던 미군 장교가 패망한 일본의 서구화를 점치며 자기 이름을 줬다던가. 일반을 벗어난 뒤집힌 이름이 예비하기라도 하듯 토니는 외롭고 쓸쓸한 유년을 보냈다. 어머니는 토니의 출생과 동시에 세상을 떴고, 재즈 음악가인 그의 아버지 '쇼자부로'는 역마라도 낀 양 언제나 이곳저곳 누비고 다니기 바빴으니까. 미술에 재능이 있어 일러스트레이터로 성장한 토니는, 그래서 고독하다. 하지만 그는 고독을 알지 못한다. 날 때부터 두 눈이 잠겨 있던 이들에게 눈이 멀었다고 말하진 않는 것처럼. 토니에게 고독은, 고립은 몸의 일부처럼 꼭 달라붙어 있는 개념 같은 것이(었)다. 그녀, 에이코를 만나기 전까지는. 사무실 직원으로 만난 그녀. 옷을 잘 입고 천진난만한 미소를 짓는 에이코를 보고, 느끼며 토니는 자기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