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 떠나가네 - 중

천세곡
천세곡 · 남들과는 다르게 누구보다 느리게
2023/11/17
Photo by Benyamin Bohlouli on Unsplash



화려한 조명이 내 입을 감쌌다. 다시금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
  

  -자. 아~ 하세요.

  -아아아아아~~~~~~    


  어제에 이어 단 하루 만에 오른쪽 사랑니들을 떠나보내기 위해 치과 전동 의자 위에 누웠다. 누가 치과가 두렵다고 했는가? 지금 이 순간 그 어느 안마의자보다 편안하다.    

  맛을 아는 놈이 더 즐길 수 있는 법. 고작 한 번 뽑혀본 것이지만, 나름의 경력이 생긴 나는 이제 모든 것이 자연스럽다. 기구가 드나드는 타이밍이 대충 예측된다. 환자로서 환상적인 무빙을 선보이며 원장쌤의 손놀림에 즉각적으로 합을 맞추는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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