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입문서를 소개합니다.

이완
이완 인증된 계정 · 각자도생에서 사회연대로
2024/04/04
마르크스는 죽었습니다. 더 이상 사회주의를 공부할 때 자본론을 읽지 않아도 됩니다. 마르크스는 자본론을 19세기에 썼습니다. 당시 학자들은 책을 쓸 때 다수 독자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자본론을 모두 이해하려면 많은 수련이 필요합니다. 어쩌면 난해하기로 유명한 헤겔 철학까지 손대야 할지도 모릅니다. 짧은 공산당 선언도 어렵고 낡은 전문용어로 가득한데, 구약과 신약을 합친 것보다 분량이 많은 자본론을 언제 다 읽을 수 있을까요.

설령 자본론을 다 이해한다고 해도 사회문제에 대응할 힘을 기를 수는 없습니다. 자본론의 토대는 애덤 스미스와 데이비드 리카도가 빚은 고전경제학입니다. 현대 경제학자는 고전 경제학에서 영감을 얻기는 하지만 고전 경제학을 고스란히 재활용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마르크스 사후, 경제학과 사회학은 몰라보게 달라졌습니다. 요즘 이론을 이해하는 데에 자본론은 거의 도움되지 않습니다. 최신 이론을 놔두고 굳이 두 세기 전 이론을 써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흔히 마르크스주의는 사회주의의 대명사로 통하지만, 사실 마르크스주의는 사회주의 나무에서 뻗은 가지 중 하나일 뿐입니다. 마르크스주의자는 사회주의자이지만, 사회주의자는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닐 수 있습니다. 차라리 요즘 사회주의자에게는 마르크스의 자본론보다 폴라니의 '거대한 전환'이 더 도움됩니다. 거대한 전환은 자유방임주의를 비판할 때 유효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폴라니는 온건해서 더 많은 사람이 큰 저항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자본론은 고전 사상가로부터 영감을 얻을 때 외에는 딱히 필요하지 않습니다. 사회주의자를 기다리는 사회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으니, 당장 유용하지 않은 도구에 시간과 돈을 쓸 여유는 없습니다. 그래서 사회주의를 공부하고 싶으시다면 자본론 대신 아래 책들을 추천합니다. 모두 최근에 나왔고, 지금 우리가 겪는 사회문제를 다룹니다. 무엇보다, 자본론 전 권을 독파하는 것보다 시간과 돈을 훨씬 적게 들여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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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자기계발론과 자유방임주의에 맞섭니다. 법치국가와 사회연대를 결합하려는 자유주의적 사회주의자입니다. 더칼럼니스트 창간 1주년 기념 칼럼 공모전 당선 얼룩소 에어북 공모 1회차 선정 '함께 자유로운 나라' 출간 얼룩소 에어북 공모 6회차 선정 '좌업좌득'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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