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생존
언론사 속 '기능인'으로만 살면 안 된다는 점도 알게 됐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언론인을 루틴 안에 너무 가두면 구성원의 창의성이 죽습니다. 단순 기능인이 됩니다. 현실은 방송국 개편 시기엔 늘 상향식 아이디어 보단 하향식 교시가 주를 이룹니다. 직제를 개편할 때도 아이디어는 늘 하향식입니다. 승진이나 특종, 프로그램 대박 외엔 딱히 인센티브가 없는 언론 노동자 입장에선 슬슬 보도를 생산해온 기존 루틴 안에서 기능인으로 머물고 싶은 유혹이 싹트는 구조입니다. 딱히 목소리 내봐야 달라지는 게 없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루틴에 권위주의까지 더해지면 '탈출은 지능순'인 직장이 됩니다. 제가 다닌 어느 말공장이 그랬습니다. 경영진으로부터 하향식 교시와 명령이 쉴 새 없이 하달됐습니다. 보도국장이 새파란 직원들 다 보는 사무실에서 부장급 직원을 모멸찬 상욕으로 공격하는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취재를 무기 삼아 권력자의 사생활을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공장 직원들은 다 알면서도 이러한 만행들을 쉬 거스르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