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진 전 관장은 지난 10월 단순히 읽고 쓰는 것을 너머 다양한 매체와 맥락을 아울러 의사소통 할 수 있는 역량으로 이해되는 리터러시 개념을 소개하고, 개인과 사회의 리터러시 향상을 위한 공공 도서관의 역할을 제안한 책 『도서관과 리터러시 파워』를 펴내기도 했습니다. 송경진 전 관장에게 도서관에 대해 여쭤보았습니다.
🙋 보통 도서관을 책을 빌리러 가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분이 많으실 것 같아요.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도서관이란 어떤 곳인가요?
도서관은 사회나 시대의 흐름에 따라 그 역할에 조금씩 변화가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한 마디로 규정하기는 어렵지만 변하지 않는 도서관의 기본 기능은 인류가 쌓아온 지식과 정보를 유통 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아주 오래 전에는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소수의 특권층만이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었지만 근대 이후로 도서관, 특히 공공 도서관은 원하는 사람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물론 책을 빌려보는 것도 대표적인 지식 정보 접근의 예가 되겠지만 도서관이 제공하는 다양한 강연, 체험, 문화 활동 모두가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귀중한 지식과 정보를 쌓아주는 일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지식과 정보가 곧 돈이 되고, 권력이 되는 세상에서 모두에게 아무런 비용도 요구하지 않고 이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서관은 더 중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풍부한 지식과 정보를 접할수록 더 많은 지식이 창출될 수 있으니까 개인뿐 아니라 사회 전체로도 유익하지요. 그래서 저는 공공 도서관은 우리가 전 생애에 걸쳐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학교이자 꼭 필요한 사회안전망이라고 생각해요.
@송경진 아아, 이렇게 빠른 답글이... 관장님의 견해에 저도 동의해요. '독서는 곧 삶의 무기'라는 정의가 멋집니다. 유튜브니 넷플릭스니 유혹이 많지만 그래도 책만이 주는 위로와 기쁨이 있지요. 저는 책의 물성, 책을 쓰다듬는 느낌을 너무 좋아합니다. 밑줄 치고, 제 생각을 적어두는 것도요. 그래서 전자책으로는 쉽게 손이 가질 않네요.
저는 글을 쓰면서는 자신을 알게 되고, 책을 읽으면서는 타인을 알게 된다고 생각해요. 책이 아니면 타인의 삶에 대해, 나 외의 세계에 대해 더 깊이 알 기회가 있나 싶어요. 물론 직접 경험이 가장 좋지만 직접 경험은 언제나 한계가 있으니까요. 간접 경험이라도 하면서 나와 타인과 세상을 이해하게 되면 좁은 나의 폭도 넓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습니다.
어제 책보다는 유튜브를 좋아하는 남편에게 제가 좋아하는 소설 한 권(박서련 작가의 체공녀 강주룡이었습니다)을 권했는데 1/3쯤 읽더니 갑자기 손을 얼굴로 가리고 엉엉 우는 게 아니겠어요? 저도 참 뭉클했던 대목인데 남편의 반응을 보면서 새삼 '책의 힘이란 뭘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답니다. 책은 무엇이길래 우리 마음을 이토록 뒤흔드는 건지...
요즘 제가 사는 곳도 작은 도서관이 폐관된다 말이 많고, 도서관 예산도 삭감되고, 출판시장도 매년 더 어렵다 하시는데... 책을 사랑하는 독자들이 더더 많아져서 우리 생각의 뿌리, 책 읽는 공동체의 뿌리가 튼튼해지면 좋겠습니다.
@안정인 님 안녕하세요? 선생님도 '책의 힘'에 대해서는 확고한 견해가 있으실 것 같은데요.^^ 제가 생각하는 책의 힘은 일단 개인으로서는 분명하게 한계가 있는 삶의 경험을 넓혀준다는 것, 그리고 책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배워가면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준다는 것이 가장 큰 것 같습니다. 그리고 책을 읽는 것은 말하고 쓰는 행위에도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요. 결국 우리가 살아가면서 필요한 많은 소통의 순간들에 적절하게 개입할 수 있는 리터러시 역량을 키워주기 때문에 저는 책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독서는 곧 삶의 무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책의 힘'에 대한 선생님의 생각도 궁금합니다. 혹시 댓글로 공유해 주실 수 있을까요? ^^
@악담 님 반갑습니다. 처음에 아이디 때문에 잠깐 깜짝^^
우선 동네마다 가까이 갈 수 있는 도서관이 있는 것은 너무 좋지요. 우리나라도 2000년대 초반부터는 그런 정책들에 잠깐 힘이 실리기도 했었는데 조금 안타깝습니다.
우선 국제적인 비교 통계를 볼 수 있는 사이트가 있습니다. 그런데 각 국가별로 공공도서관을 설치하거나 분류하는 기준이 다를 수 있어서 도서관의 숫자만으로 비교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는 점은 고려하고 보시면 좋겠어요.
세계도서관협회연맹(IFLA)이라고 하는 곳에서 운영하는 'Library Map of the World' (https://librarymap.ifla.org/map) 사이트에 가시면 각 국가별로 도서관 수, 정규사서 수, 대출 통계 등을 보실 수 있습니다. 다만 글로벌 통계이다 보니 업데이트 되는 데 시간이 좀 걸려요. 현재 2020년 통계 기준으로 보실 수 있고, 이 사이트에서는 우리나라의 공공도서관 수가 1,172개로 나타납니다. 하지만 국내 통계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운영하는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https://libsta.go.kr) 에서 볼 수 있고,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2022년 말 기준 1,236개의 공공도서관과 6,899개의 작은도서관이 있습니다. OECD 국가 중에 우리나라가 아주 낮은 수준일 것 같지는 않은데 그건 국가별로 비교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네요. 위에 소개한 library map 사이트에 가시면 지도를 클릭하거나 나라 이름으로 간단하게 비교할 수 있으니 한 번 찾아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저도 더 좋은 도서관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관장님 얼룩소에서 뵙게 돼 정말 반갑습니다. 직장도 집도 마포에 있는 애 키우는 엄마에게 마포의 작은도서관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릅니다. 점심시간, 퇴근길 짬 내서 상호대차로 책 빌리고 가까운 도서관에 반납할 수 있는 이런 시스템 자체가 얼마나 훌륭한 복지인지, 체감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는 것 같습니다. 사서 분들이나 운영하는 프로그램도 얼마나 훌륭한지요. 늘 감사하다는 인사 전하고 싶었습니다. 목소리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송 관장님을 초대해주신 얼룩소에도 고맙습니다!
관장님 얼룩소에서 뵙게 돼 정말 반갑습니다. 직장도 집도 마포에 있는 애 키우는 엄마에게 마포의 작은도서관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릅니다. 점심시간, 퇴근길 짬 내서 상호대차로 책 빌리고 가까운 도서관에 반납할 수 있는 이런 시스템 자체가 얼마나 훌륭한 복지인지, 체감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는 것 같습니다. 사서 분들이나 운영하는 프로그램도 얼마나 훌륭한지요. 늘 감사하다는 인사 전하고 싶었습니다. 목소리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송 관장님을 초대해주신 얼룩소에도 고맙습니다!
무엇보다 도서관 예산을 삭감했다는것에 너무 화가 나고 관장님께서 예산삭감안에 비판적의견을 냈다고 구청으로부터 파면을 당하셨다는 것에 더 화가 납니다! 우리 부모들은 아무리 돈에 쪼달려도 아이들이 책사는 돈은 아끼지 않는데...R&D 예산 삭감, 도서관 예산 삭감...요즘 대한민국이 돌아가는것을 보면 아무리 좋게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가 안 되는 곳이 너무 많아서 실망스럽습니다.
그래도 힘을 내서 살고 목소리를 내고 살아야겠죠! 관장님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요즘은 젊은 세대들이 e북을 많이 읽고 있고 e북 시장규모도 점점 더 커져가고 있는 시점에 오프라인 도서관은 우리의 고정관념속에 있는 도서관의 틀을 깨고 차별화된 전략을 세워야 하는것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관장님께서는 미래의 도서관의 모습을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나요?
@송경진 아아, 이렇게 빠른 답글이... 관장님의 견해에 저도 동의해요. '독서는 곧 삶의 무기'라는 정의가 멋집니다. 유튜브니 넷플릭스니 유혹이 많지만 그래도 책만이 주는 위로와 기쁨이 있지요. 저는 책의 물성, 책을 쓰다듬는 느낌을 너무 좋아합니다. 밑줄 치고, 제 생각을 적어두는 것도요. 그래서 전자책으로는 쉽게 손이 가질 않네요.
저는 글을 쓰면서는 자신을 알게 되고, 책을 읽으면서는 타인을 알게 된다고 생각해요. 책이 아니면 타인의 삶에 대해, 나 외의 세계에 대해 더 깊이 알 기회가 있나 싶어요. 물론 직접 경험이 가장 좋지만 직접 경험은 언제나 한계가 있으니까요. 간접 경험이라도 하면서 나와 타인과 세상을 이해하게 되면 좁은 나의 폭도 넓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습니다.
어제 책보다는 유튜브를 좋아하는 남편에게 제가 좋아하는 소설 한 권(박서련 작가의 체공녀 강주룡이었습니다)을 권했는데 1/3쯤 읽더니 갑자기 손을 얼굴로 가리고 엉엉 우는 게 아니겠어요? 저도 참 뭉클했던 대목인데 남편의 반응을 보면서 새삼 '책의 힘이란 뭘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답니다. 책은 무엇이길래 우리 마음을 이토록 뒤흔드는 건지...
요즘 제가 사는 곳도 작은 도서관이 폐관된다 말이 많고, 도서관 예산도 삭감되고, 출판시장도 매년 더 어렵다 하시는데... 책을 사랑하는 독자들이 더더 많아져서 우리 생각의 뿌리, 책 읽는 공동체의 뿌리가 튼튼해지면 좋겠습니다.
@안정인 님 안녕하세요? 선생님도 '책의 힘'에 대해서는 확고한 견해가 있으실 것 같은데요.^^ 제가 생각하는 책의 힘은 일단 개인으로서는 분명하게 한계가 있는 삶의 경험을 넓혀준다는 것, 그리고 책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배워가면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준다는 것이 가장 큰 것 같습니다. 그리고 책을 읽는 것은 말하고 쓰는 행위에도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요. 결국 우리가 살아가면서 필요한 많은 소통의 순간들에 적절하게 개입할 수 있는 리터러시 역량을 키워주기 때문에 저는 책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독서는 곧 삶의 무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책의 힘'에 대한 선생님의 생각도 궁금합니다. 혹시 댓글로 공유해 주실 수 있을까요? ^^
@악담 님 반갑습니다. 처음에 아이디 때문에 잠깐 깜짝^^
우선 동네마다 가까이 갈 수 있는 도서관이 있는 것은 너무 좋지요. 우리나라도 2000년대 초반부터는 그런 정책들에 잠깐 힘이 실리기도 했었는데 조금 안타깝습니다.
우선 국제적인 비교 통계를 볼 수 있는 사이트가 있습니다. 그런데 각 국가별로 공공도서관을 설치하거나 분류하는 기준이 다를 수 있어서 도서관의 숫자만으로 비교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는 점은 고려하고 보시면 좋겠어요.
세계도서관협회연맹(IFLA)이라고 하는 곳에서 운영하는 'Library Map of the World' (https://librarymap.ifla.org/map) 사이트에 가시면 각 국가별로 도서관 수, 정규사서 수, 대출 통계 등을 보실 수 있습니다. 다만 글로벌 통계이다 보니 업데이트 되는 데 시간이 좀 걸려요. 현재 2020년 통계 기준으로 보실 수 있고, 이 사이트에서는 우리나라의 공공도서관 수가 1,172개로 나타납니다. 하지만 국내 통계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운영하는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https://libsta.go.kr) 에서 볼 수 있고,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2022년 말 기준 1,236개의 공공도서관과 6,899개의 작은도서관이 있습니다. OECD 국가 중에 우리나라가 아주 낮은 수준일 것 같지는 않은데 그건 국가별로 비교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네요. 위에 소개한 library map 사이트에 가시면 지도를 클릭하거나 나라 이름으로 간단하게 비교할 수 있으니 한 번 찾아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저도 더 좋은 도서관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김모든 님. 안녕하세요? 마중도를 많이 이용하셨다니 더 반가운데요.^^
꼭 도서관만 그런 경우는 아닐 것 같지만 저는 어떤 시설을 새로 짓거나 고칠 때는 그 공간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이용자는 유권자라고 생각해서 의견수렴을 하는 모양새라도 갖추려고 하는 것 같은데 정작 그 공간을 잘 알고 늘 그 안에서 생활하는 사서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그리고 건축을 하시는 분들도 전문가들이니 직접 건축을 담당하는 분들과 운영을 담당하는 분들의 의견이 조율되어 정해진 계획안에 대해서는 윗분의 의견이라고 해서 쉽게 뒤집는 결정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것만 지켜져도 좋은 공간이 만들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참 쉬운 답변일까요? 도서관을 잘 이용하고 관심을 가져주셔서 고맙습니다.
@나나 님. 안녕하세요? 사서라는 직업에 관심을 가지고 계시다니 매우 반갑습니다. 그런데 사실 도서관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쉽게 볼 수 있는 공공도서관만 있는 것은 아니고, 다양한 형태의 도서관이 있고, 그에 따라 사서의 직무와 처우도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나나님이 관심을 두고 계신 것은 공공도서관 사서라고 생각되어서 이에 대해서 답변을 드릴께요.
사실 공공도서관도 설립주체(공립/사립), 운영주체(직영/위탁) 등에 따라서 그 곳에서 일하는 사서의 처우에 적지 않은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일반 기업체들과 비교하기는 어렵고, 지방자치단체(시/군/구)나 산하 기관, 혹은 위탁하는 공공시설과 비교한다면 그보다 특별히 나쁘지는 않고 비슷한 수준입니다. 다만, 야간연장개관 사서나 휴직자 대체 기간제 근로의 형태로 일하게 되는 경우에는 아무래도 불안정한 측면이 있지요.
하지만 사서직 공무원이 되거나 문화재단처럼 정년이 보장되는 기관이 수탁을 하는 위탁 도서관에 취업을 한다면 공무원이나 공공기관과 동일한 처우가 보장되니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직업이라는 것은 본인이 직업을 택하는 기준에 따라 선택이 달라지는 것이어서 추천이라는 것이 의미가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의 기준에서 사서는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타인에게 도움을 주고, 그것을 통해서 보람을 느끼는 직업인데 많은 사람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비교적 많이 듣는 직업이 아닐까 해요. 장점은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낼 수 있는 다양한 기회들이 있다는 점이고, 단점은 아마도 요즘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주말근무와 야간근무를 피할 수 없다는 점이 아닐까 싶네요. 참고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
@나나 포인트 지급이 누락된 것으로 확인됩니다.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포인트 지급은 다음 주 수요일인 12/20에 지급될 예정입니다.
@alookso콘텐츠 안녕하세요! 제가 댓글 당첨이 되었다고 하는데, 포인트가 지급이 안된 것 같아요 :(
12/7일 댓글 당첨자는 @악담 님입니다. 포인트는 12/13일에 지급될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
@송경진 아아, 이렇게 빠른 답글이... 관장님의 견해에 저도 동의해요. '독서는 곧 삶의 무기'라는 정의가 멋집니다. 유튜브니 넷플릭스니 유혹이 많지만 그래도 책만이 주는 위로와 기쁨이 있지요. 저는 책의 물성, 책을 쓰다듬는 느낌을 너무 좋아합니다. 밑줄 치고, 제 생각을 적어두는 것도요. 그래서 전자책으로는 쉽게 손이 가질 않네요.
저는 글을 쓰면서는 자신을 알게 되고, 책을 읽으면서는 타인을 알게 된다고 생각해요. 책이 아니면 타인의 삶에 대해, 나 외의 세계에 대해 더 깊이 알 기회가 있나 싶어요. 물론 직접 경험이 가장 좋지만 직접 경험은 언제나 한계가 있으니까요. 간접 경험이라도 하면서 나와 타인과 세상을 이해하게 되면 좁은 나의 폭도 넓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습니다.
어제 책보다는 유튜브를 좋아하는 남편에게 제가 좋아하는 소설 한 권(박서련 작가의 체공녀 강주룡이었습니다)을 권했는데 1/3쯤 읽더니 갑자기 손을 얼굴로 가리고 엉엉 우는 게 아니겠어요? 저도 참 뭉클했던 대목인데 남편의 반응을 보면서 새삼 '책의 힘이란 뭘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답니다. 책은 무엇이길래 우리 마음을 이토록 뒤흔드는 건지...
요즘 제가 사는 곳도 작은 도서관이 폐관된다 말이 많고, 도서관 예산도 삭감되고, 출판시장도 매년 더 어렵다 하시는데... 책을 사랑하는 독자들이 더더 많아져서 우리 생각의 뿌리, 책 읽는 공동체의 뿌리가 튼튼해지면 좋겠습니다.
@안정인 님 안녕하세요? 선생님도 '책의 힘'에 대해서는 확고한 견해가 있으실 것 같은데요.^^ 제가 생각하는 책의 힘은 일단 개인으로서는 분명하게 한계가 있는 삶의 경험을 넓혀준다는 것, 그리고 책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배워가면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준다는 것이 가장 큰 것 같습니다. 그리고 책을 읽는 것은 말하고 쓰는 행위에도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요. 결국 우리가 살아가면서 필요한 많은 소통의 순간들에 적절하게 개입할 수 있는 리터러시 역량을 키워주기 때문에 저는 책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독서는 곧 삶의 무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책의 힘'에 대한 선생님의 생각도 궁금합니다. 혹시 댓글로 공유해 주실 수 있을까요? ^^
@장아영 님 정말 반갑습니다. 도서관은 경험해 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가치 평가가 너무 확연하게 차이나는 곳 같습니다. 격려해 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도서관의 좋은 친구가 되어주시기를 바랍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악담 님 반갑습니다. 처음에 아이디 때문에 잠깐 깜짝^^
우선 동네마다 가까이 갈 수 있는 도서관이 있는 것은 너무 좋지요. 우리나라도 2000년대 초반부터는 그런 정책들에 잠깐 힘이 실리기도 했었는데 조금 안타깝습니다.
우선 국제적인 비교 통계를 볼 수 있는 사이트가 있습니다. 그런데 각 국가별로 공공도서관을 설치하거나 분류하는 기준이 다를 수 있어서 도서관의 숫자만으로 비교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는 점은 고려하고 보시면 좋겠어요.
세계도서관협회연맹(IFLA)이라고 하는 곳에서 운영하는 'Library Map of the World' (https://librarymap.ifla.org/map) 사이트에 가시면 각 국가별로 도서관 수, 정규사서 수, 대출 통계 등을 보실 수 있습니다. 다만 글로벌 통계이다 보니 업데이트 되는 데 시간이 좀 걸려요. 현재 2020년 통계 기준으로 보실 수 있고, 이 사이트에서는 우리나라의 공공도서관 수가 1,172개로 나타납니다. 하지만 국내 통계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운영하는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https://libsta.go.kr) 에서 볼 수 있고,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2022년 말 기준 1,236개의 공공도서관과 6,899개의 작은도서관이 있습니다. OECD 국가 중에 우리나라가 아주 낮은 수준일 것 같지는 않은데 그건 국가별로 비교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네요. 위에 소개한 library map 사이트에 가시면 지도를 클릭하거나 나라 이름으로 간단하게 비교할 수 있으니 한 번 찾아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저도 더 좋은 도서관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관장님, 안녕하세요?
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나는 언제나 천국을 일종의 도서관으로 상상해 왔다"는 보르헤스의 말을 늘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습니다. 읽고 싶은 책으로 가득한 곳, 절대 지루해질 수 없는 공간이 도서관이라고 생각해요.
저보다 훨씬 더 도서관에 애정이 가득하실 관장님이 소신발언으로 파면을 당하셨다니... 먼저 위로의 말씀을 드려요. 단단하게 이겨내고 멈추지 않으실 거라 믿고 응원의 마음도 함께 보냅니다.
관장님께 드리고 싶은 질문은... 관장님이 생각하시는 책의 힘이 무엇인지 듣고 싶어요. 다른 매체와 다른 책만이 가지고 있는 물성의 매력이라든지 가치를 관장님의 언어로 듣고 싶습니다.
관장님 얼룩소에서 뵙게 돼 정말 반갑습니다. 직장도 집도 마포에 있는 애 키우는 엄마에게 마포의 작은도서관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릅니다. 점심시간, 퇴근길 짬 내서 상호대차로 책 빌리고 가까운 도서관에 반납할 수 있는 이런 시스템 자체가 얼마나 훌륭한 복지인지, 체감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는 것 같습니다. 사서 분들이나 운영하는 프로그램도 얼마나 훌륭한지요. 늘 감사하다는 인사 전하고 싶었습니다. 목소리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송 관장님을 초대해주신 얼룩소에도 고맙습니다!
12/6일 댓글 당첨자는 @나나 님입니다. 포인트는 12/13일에 지급될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
관장님 얼룩소에서 뵙게 돼 정말 반갑습니다. 직장도 집도 마포에 있는 애 키우는 엄마에게 마포의 작은도서관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릅니다. 점심시간, 퇴근길 짬 내서 상호대차로 책 빌리고 가까운 도서관에 반납할 수 있는 이런 시스템 자체가 얼마나 훌륭한 복지인지, 체감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는 것 같습니다. 사서 분들이나 운영하는 프로그램도 얼마나 훌륭한지요. 늘 감사하다는 인사 전하고 싶었습니다. 목소리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송 관장님을 초대해주신 얼룩소에도 고맙습니다!
12/5일 댓글 당첨자는 @리사 님입니다.
포인트는 12/13일에 지급될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
무엇보다 도서관 예산을 삭감했다는것에 너무 화가 나고 관장님께서 예산삭감안에 비판적의견을 냈다고 구청으로부터 파면을 당하셨다는 것에 더 화가 납니다! 우리 부모들은 아무리 돈에 쪼달려도 아이들이 책사는 돈은 아끼지 않는데...R&D 예산 삭감, 도서관 예산 삭감...요즘 대한민국이 돌아가는것을 보면 아무리 좋게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가 안 되는 곳이 너무 많아서 실망스럽습니다.
그래도 힘을 내서 살고 목소리를 내고 살아야겠죠! 관장님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요즘은 젊은 세대들이 e북을 많이 읽고 있고 e북 시장규모도 점점 더 커져가고 있는 시점에 오프라인 도서관은 우리의 고정관념속에 있는 도서관의 틀을 깨고 차별화된 전략을 세워야 하는것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관장님께서는 미래의 도서관의 모습을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나요?
@송경진 아아, 이렇게 빠른 답글이... 관장님의 견해에 저도 동의해요. '독서는 곧 삶의 무기'라는 정의가 멋집니다. 유튜브니 넷플릭스니 유혹이 많지만 그래도 책만이 주는 위로와 기쁨이 있지요. 저는 책의 물성, 책을 쓰다듬는 느낌을 너무 좋아합니다. 밑줄 치고, 제 생각을 적어두는 것도요. 그래서 전자책으로는 쉽게 손이 가질 않네요.
저는 글을 쓰면서는 자신을 알게 되고, 책을 읽으면서는 타인을 알게 된다고 생각해요. 책이 아니면 타인의 삶에 대해, 나 외의 세계에 대해 더 깊이 알 기회가 있나 싶어요. 물론 직접 경험이 가장 좋지만 직접 경험은 언제나 한계가 있으니까요. 간접 경험이라도 하면서 나와 타인과 세상을 이해하게 되면 좁은 나의 폭도 넓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습니다.
어제 책보다는 유튜브를 좋아하는 남편에게 제가 좋아하는 소설 한 권(박서련 작가의 체공녀 강주룡이었습니다)을 권했는데 1/3쯤 읽더니 갑자기 손을 얼굴로 가리고 엉엉 우는 게 아니겠어요? 저도 참 뭉클했던 대목인데 남편의 반응을 보면서 새삼 '책의 힘이란 뭘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답니다. 책은 무엇이길래 우리 마음을 이토록 뒤흔드는 건지...
요즘 제가 사는 곳도 작은 도서관이 폐관된다 말이 많고, 도서관 예산도 삭감되고, 출판시장도 매년 더 어렵다 하시는데... 책을 사랑하는 독자들이 더더 많아져서 우리 생각의 뿌리, 책 읽는 공동체의 뿌리가 튼튼해지면 좋겠습니다.
@안정인 님 안녕하세요? 선생님도 '책의 힘'에 대해서는 확고한 견해가 있으실 것 같은데요.^^ 제가 생각하는 책의 힘은 일단 개인으로서는 분명하게 한계가 있는 삶의 경험을 넓혀준다는 것, 그리고 책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배워가면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준다는 것이 가장 큰 것 같습니다. 그리고 책을 읽는 것은 말하고 쓰는 행위에도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요. 결국 우리가 살아가면서 필요한 많은 소통의 순간들에 적절하게 개입할 수 있는 리터러시 역량을 키워주기 때문에 저는 책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독서는 곧 삶의 무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책의 힘'에 대한 선생님의 생각도 궁금합니다. 혹시 댓글로 공유해 주실 수 있을까요? ^^
@악담 님 반갑습니다. 처음에 아이디 때문에 잠깐 깜짝^^
우선 동네마다 가까이 갈 수 있는 도서관이 있는 것은 너무 좋지요. 우리나라도 2000년대 초반부터는 그런 정책들에 잠깐 힘이 실리기도 했었는데 조금 안타깝습니다.
우선 국제적인 비교 통계를 볼 수 있는 사이트가 있습니다. 그런데 각 국가별로 공공도서관을 설치하거나 분류하는 기준이 다를 수 있어서 도서관의 숫자만으로 비교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는 점은 고려하고 보시면 좋겠어요.
세계도서관협회연맹(IFLA)이라고 하는 곳에서 운영하는 'Library Map of the World' (https://librarymap.ifla.org/map) 사이트에 가시면 각 국가별로 도서관 수, 정규사서 수, 대출 통계 등을 보실 수 있습니다. 다만 글로벌 통계이다 보니 업데이트 되는 데 시간이 좀 걸려요. 현재 2020년 통계 기준으로 보실 수 있고, 이 사이트에서는 우리나라의 공공도서관 수가 1,172개로 나타납니다. 하지만 국내 통계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운영하는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https://libsta.go.kr) 에서 볼 수 있고,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2022년 말 기준 1,236개의 공공도서관과 6,899개의 작은도서관이 있습니다. OECD 국가 중에 우리나라가 아주 낮은 수준일 것 같지는 않은데 그건 국가별로 비교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네요. 위에 소개한 library map 사이트에 가시면 지도를 클릭하거나 나라 이름으로 간단하게 비교할 수 있으니 한 번 찾아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저도 더 좋은 도서관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관장님, 안녕하세요?
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나는 언제나 천국을 일종의 도서관으로 상상해 왔다"는 보르헤스의 말을 늘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습니다. 읽고 싶은 책으로 가득한 곳, 절대 지루해질 수 없는 공간이 도서관이라고 생각해요.
저보다 훨씬 더 도서관에 애정이 가득하실 관장님이 소신발언으로 파면을 당하셨다니... 먼저 위로의 말씀을 드려요. 단단하게 이겨내고 멈추지 않으실 거라 믿고 응원의 마음도 함께 보냅니다.
관장님께 드리고 싶은 질문은... 관장님이 생각하시는 책의 힘이 무엇인지 듣고 싶어요. 다른 매체와 다른 책만이 가지고 있는 물성의 매력이라든지 가치를 관장님의 언어로 듣고 싶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인구당 도서관 수가 오이시디 국가 중 제일 낮은 수준이라 얼핏 들은 것 같은데 정확한 자료가 있나요 ? 저는 동네마다 공공 도서관이 하나 정도는 있었으면 합니다.
@김모든 님. 안녕하세요? 마중도를 많이 이용하셨다니 더 반가운데요.^^
꼭 도서관만 그런 경우는 아닐 것 같지만 저는 어떤 시설을 새로 짓거나 고칠 때는 그 공간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이용자는 유권자라고 생각해서 의견수렴을 하는 모양새라도 갖추려고 하는 것 같은데 정작 그 공간을 잘 알고 늘 그 안에서 생활하는 사서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그리고 건축을 하시는 분들도 전문가들이니 직접 건축을 담당하는 분들과 운영을 담당하는 분들의 의견이 조율되어 정해진 계획안에 대해서는 윗분의 의견이라고 해서 쉽게 뒤집는 결정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것만 지켜져도 좋은 공간이 만들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참 쉬운 답변일까요? 도서관을 잘 이용하고 관심을 가져주셔서 고맙습니다.
@나나 님. 안녕하세요? 사서라는 직업에 관심을 가지고 계시다니 매우 반갑습니다. 그런데 사실 도서관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쉽게 볼 수 있는 공공도서관만 있는 것은 아니고, 다양한 형태의 도서관이 있고, 그에 따라 사서의 직무와 처우도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나나님이 관심을 두고 계신 것은 공공도서관 사서라고 생각되어서 이에 대해서 답변을 드릴께요.
사실 공공도서관도 설립주체(공립/사립), 운영주체(직영/위탁) 등에 따라서 그 곳에서 일하는 사서의 처우에 적지 않은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일반 기업체들과 비교하기는 어렵고, 지방자치단체(시/군/구)나 산하 기관, 혹은 위탁하는 공공시설과 비교한다면 그보다 특별히 나쁘지는 않고 비슷한 수준입니다. 다만, 야간연장개관 사서나 휴직자 대체 기간제 근로의 형태로 일하게 되는 경우에는 아무래도 불안정한 측면이 있지요.
하지만 사서직 공무원이 되거나 문화재단처럼 정년이 보장되는 기관이 수탁을 하는 위탁 도서관에 취업을 한다면 공무원이나 공공기관과 동일한 처우가 보장되니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직업이라는 것은 본인이 직업을 택하는 기준에 따라 선택이 달라지는 것이어서 추천이라는 것이 의미가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의 기준에서 사서는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타인에게 도움을 주고, 그것을 통해서 보람을 느끼는 직업인데 많은 사람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비교적 많이 듣는 직업이 아닐까 해요. 장점은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낼 수 있는 다양한 기회들이 있다는 점이고, 단점은 아마도 요즘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주말근무와 야간근무를 피할 수 없다는 점이 아닐까 싶네요. 참고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