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첫 수박

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
2024/05/31
 
 초록 얼굴에 검은 줄이 얼기설기 얽은 동그란 과일이 마트에 쌓인 것을 보니 여름이란 사실이 실감 났다. 탐스러운 수박을 보니 대청마루에서 온 가족이 둘러앉아 수박을 먹고, 모락모락 김이 나는 햇감자를 호호 불며 먹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배불리 먹고 할머니 무릎에 누워 집 안으로 들어오는 바람을 맞던 날들, 그 감촉과 냄새가 어렴풋이 스쳤다. 지금의 내 아이보다 훨씬 어렸던 것 같은데 계절이 돌아올 때마다 소환되는 기억이 참으로 소박하고 곱다.

 물기를 잔뜩 머금은 공기, 뜨거운 볕, 흡혈귀보다 무서운 모기를 생각하면 끔찍하기만 한 계절이 바로 여름이다. 그래도 달고 시원한 수박을 상상하면 그 더위와 두려움도 잊을 수 있다.

 여름 대표 과일이지만 작년에도 만만치 않은 가격 때문에 수박 한 덩이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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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천천히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schizo12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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