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수지
수지 · 글사랑이
11/24  10:06
친구야, 잘 지냈니?  오래간만이야.

이제 정말 겨울인가 봐. 몇 밤 지나면 또 계절이 훌쩍 넘어갈 테니 옷 정리는 안 하려고. 이상하게 옷장에 잔뜩 걸린 옷 중에 항상 입는 옷만 입게 돼. 그 많은 옷들 언제입을까? 좋은 옷들 놔두고 거지 같은 옷만 입는다고 뭐라 하는데도 늘 익숙한 게 좋아. 예전에 비하면 그리 춥지 않겠지만 겨울은 겨울이겠지? 눈도 올 것이고 두꺼운 옷도 꺼내 입을 테고 목도리도 두를 테니.

나 어릴 때는 너무 추워서 솜을 잔뜩 넣은 두꺼운 옷을 몸에 두르고 얼굴만 겨우 내밀고 다녔던 시절도 있었는데. 그때는 왜 그렇게 추웠는지. 지금은 춥다고 해도 얼굴이 시뻘겋게 얼 정도는 아닌 것 같아.
올겨울은 춥다고들 벌써 떠들어대긴 해서 좀 무섭긴 해도 갱년기 증상이 아직 있는지 열이 확 올라서 가끔 반팔에 창문 확 열고 있을 때도 있어. 창문으로 찬바람이 불어오면 금세 추워져서 변덕스럽게 얼른 닫지만 말이야. 
그럴 때는 나 자신이 웃겨서 혼자 막 웃어. 으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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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좀 이상한 일이 있었어.
어제, 아니 오늘 새벽에.. 나는 분명히 여기에 있는데 저 멀리 내가 또 있는 거야. 그냥 느낌으로 나라는 걸 알겠더라구. 멀리서 보이는 나는 소녀였어. 그런데 나와 연결된 것처럼 마음이 아팠어. 그 소녀는 친구를 찾고 있었지. 그 친구가 갑자기 없어졌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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