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가을 운문사를 그리며

재재나무
재재나무 ·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
2024/10/14
운문사에 갔었습니다. 한 번은 여름에, 또 한 번은 겨울에, 그리고 마지막은 볕이 좋은 가을이었습니다. 그 가을 꼭 운문사에 가고 싶었습니다. 그냥 운문사엘 가고 싶었습니다. 그 여름날 아침에 본 비구승을 잊지 못 한 까닭도 있고 그 겨울 눈이 내리던 새벽, 아무도 밟지 않은 눈길을 밟는 소리보다 더 맑았던 새벽 예불 소리를 잊지 못 한 까닭도 있었겠지요.

가을 운문사는 많이 쓸쓸했습니다. 따갑게 내리쬐던 볕은 쓸쓸함을 덜어주지 못했습니다. 볕은 따가왔고 운문사는 그냥 비어있었습니다. 소리도 없는 바람 소리만 적막하게 울렸습니다. 물 보다 더 맑은 얼굴의 비구승이 물을 떠 주던 수돗가에는 그리움만 일렁였습니다. 그해 가을은 그리 깊어갔습니다. 그리 가을이 되고 싶었습니다.

운문사의 가을은 운문사보다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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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분야에 관심이 많아요. 그냥 저냥 생활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입니다. 나의 이야기가 우리의 이야기가 되는 글을 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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