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나가 아닌 일상 #1

연하일휘
연하일휘 · 하루하루 기록하기
2024/01/19
비가 내린 흔적이 남아있다. 검게 물든 아스팔트 가장자리엔 주차의 흔적이 하얗게 남아 내가 없던 시간을 보여준다. 여전히 굽 아래에 빠드득- 짙은 발자국을 남기던 눈길의 느낌이 느껴지는데, 내 발 아래엔 그저 빗물에 젖은 바닥일 뿐이다. 짧은 여행을 다녀왔다. 분명 그 여행은 끝이 났지만, 여전히 그 여운이 지워지지 않는다.

휴가를 맞아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공항으로 마주 나온 친구와 놀라움과 반가움의 회포를 푸는 것도 잠시, 이미 하얗게 쌓인 눈에 잔뜩 몸을 움츠린다. 분명 떠나기 전에는 파란 하늘 아래였는데, 회색으로 물든 하늘에서는 굵은 함박눈이 옷 위로 내려 앉는다.

"눈은 내리지만 많이 춥지 않아 다행이야."

영하로 떨어지던 날씨가 영상으로 올라왔다.

한참을 내리던 눈이 세상을 가득 메워 외출이 어려워졌지만, 여의치 않았다. 가고 싶었던 곳이 어디냐는 친구의 물음에도 그저 "네 얼굴 보러 가는건데 뭐."라는 답변을 했던 나였다.

오랜만의 만남에 지어진 함박웃음이 가실 무렵, 결혼을 앞둔 친구의 얼굴은 조금 피곤해 보였다. 결혼 스트레스는 괜찮냐는 물음에 만나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던 친구와 함께 집 앞의 카페로 향했다. 10년이 훌쩍 넘은 긴 연애 기간동안, 초창기부터 남자친구. 아니 이제는 예랑, 예비신랑과 함께 다녔다는 카페였다.
...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글 쓰는걸 좋아하지만 잘 쓰진 못해요. 사교성이 없어 혼자 있는 편이지만 누군가와의 대화도 좋아해요. 긍정적으로 웃으면서:) 하루하루 살아가고픈 사람입니다.
1.4K
팔로워 324
팔로잉 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