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나도, 커피는 옳다.

연하일휘
연하일휘 · 하루하루 기록하기
2023/04/10
"207번 손님~ 커피 나왔습니다."

방금 전, 음료를 받은 206번 손님은 나와 거의 동시에 주문을 한 손님이었다. 나는 키오스크로 205번의 번호표를, 카운터에서 주문을 한 아이의 아빠는 206번이었다. 206번이 먼저 나왔음에도 딸기음료를 먼저 받고 '맛있어!'라며 활짝 웃는 아이의 모습에 같이 미소를 지었다. 좀 있음 나오겠지. 손이 많이 가는 음료들 주문에 직원들이 바빠 보인다.

나보다 한참 뒤에 들어온 207번 남자분의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먼저 나온다. 자리에서 일어나 카운터로 다가간다.

"혹시 주문 하셨어요?"

"라떼요. 205번인데요."

"어, 주문서가 없는데."

그제서야 여기저기 뒤적거리며 주문서를 찾아 헤맨다. 하- 한숨이 먼저 나온다. 왜 내가 거짓말을 한 것 같다는 뉘앙스로 들리지. 쌓여있던 기다림들이 짜증으로 바뀌려는 찰나였다.

"따뜻한 라떼 주문하셨어요?"

"네"

"금방 해드릴게요. 죄송합니다."

뒤에 서 있던 직원이 급하게 커피를 내리기 시작한다. 짜증을 낼까, 말까. 중간에 들어온 배달 주문들에 밀리는 것을 기다리며, 나보다 늦게 온 손님의 커피가 먼저 나가며 꽤 긴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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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걸 좋아하지만 잘 쓰진 못해요. 사교성이 없어 혼자 있는 편이지만 누군가와의 대화도 좋아해요. 긍정적으로 웃으면서:) 하루하루 살아가고픈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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