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누냄새 나는 사람

클레이 곽 ·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소망하는 사람
2023/07/03
벌써 며칠째 인지 모른다..진한 향수의 냄새.....
주위를 둘러보아도 아무도 없다..
간간히 걷기운동을 하는 몇 사람만이 눈에 띄인다...운동을 하면서 향수를 뿌릴 이유가 없다..그리고 이 냄새는 며칠째 같은 시각에 계속 풍겨오는 것이다..누굴까...막 출발한 단지내의 출근버스만 있을 뿐이었다.

누굴까..그리고 이 냄새는 ..너무나도 익숙한 이냄새는
불가리의 남자용 향수다.
난 살면서 딱 한번 향수를 사용해 본적이 있다.

돌이켜보면 강 신재의 소설 "젊은 느티나무"속의  "그에게서는 언제나 비누 냄새가 난다"는 첫 문장은 얼마나 나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었던가!! 난 비누 냄새가 나는 향긋한 사람이고 싶었다.
철이 들면서 비누냄새는 샴푸냄새가 되기도 하고 향수냄새가 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그 사람을 나타내는 체취가 비누냄새 였던것이다.

모든 사람에게는 특유의 냄새가 있다. 한국사람인 나는 어쩔수 없이 마늘냄새가 난다. 우리끼리 있을 땐 잘 모르지만, 구라파 사람이 하나라도 섞여 있으면 ,그들은 귀신같이 마늘냄새나는 한국인을 알아맞춘다.

고등학생이 되었다.
이제는 앞머리를 조금은 더 기를 수가 있었다. 때마침 "유니나 샴푸"라는   우리나라 최초의 샴푸가 탄생했고, 없는 용돈을 털어 유니나 샴푸로 머리를 감고 다녔었다. 머리도 거의 없는 스포츠 머리에 샴푸를 하고 교모를 써봐야 그 냄새는 몇 조금 가질 않았었다.  하루에 세번이상 감았던 기억이 있다. 그것은 당시 홍일점이던  생물선생님집을 방문 했을 때 였다.

"나는 비누 냄새 나는 사람이 좋아!!" 선생님의 한 마디에 얼마나 마음 설렜던가!!!
무려 7년이나 연상이었지만, 그 선생님은 나의 첫 사랑이 분명했다. 아니다... 당시 500명 가까운 우리학년 전체 남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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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소망하며 살지만 현실에서 항상 부끄럽게 살아가는 소시민입니다. 살다보니 벌써 나이를 먹어서 거울을 보고 자주 놀랍니다.남은 인생을 하나님의 말씀대로 행동하며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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