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잤어요 무슨 꿈 꿨어요?

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3/05/27
아시다시피 오늘도 일찍 일어나 버렸어요. 주말이면 특히 연휴가 들어있는 초콜릿 상자 같은 토요일이면 저주에 걸린 듯이 눈을 뜹니다.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바닷속에서 혼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미역처럼 흔들리며 너그러운 시간을 갈 곳 없이 걷습니다. 이 아침에 나처럼 걷는 사람은 한 사람도 보이지 않습니다.
공원에게선 몸통을 기준으로 팔을 배와 등으로 팔을 노 젓듯이 손뼉을 치며 걷는 사람과 일방통행로를 후진으로 능숙하게 빠져나오는 자동차처럼 걷는 사람, 
그리고 묵묵히 계단을 오르는 작은 꼬마 아이가 백팔 배를 올리듯 미끄럼틀 계단을 오릅니다.
아직 비가 올 것만 같은 시간 
   
흐린 날은 비문으로만 시간이 흐릅니다.
   
빗방울이 숨을 몰아쉬며 늘이고 떨어지는 속도는 부푼 근육만큼 빨라집니다.
미끄럼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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