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헤드윅>을 보고 - 연드윅에 빠지다

루시아
루시아 · 전자책 <나를 살게 하는> 출간
2024/05/21

처음 유연석 배우를 알게 된 영화는 송중기, 박보영 주연의 '늑대인간'으로 기억한다. 그 이전, '올드보이'의 유지태 아역으로 데뷔했지만 분량이 매우 적었기에 '늑대인간'이 먼저 떠오르는가 보다.   

당시 영화로 그를 봤을 때는 못 보던 얼굴인데 야비해 보이는 역을 곧잘 하는구나 정도로만 알았지 그 악역을 맡은 이가 유연석이라는 건 한참 후에나 알게 됐다. 그가 낭만닥터 김사부의 강동주, 응답하라 칠봉이, 슬의생 안정원으로 자리매김하고서야 어찌 이 선량한 얼굴에 악역을 맡겼을까 의아했던 기억이 난다. 아이러니한 건 당시 늑대인간을 볼 때는 얼마나 악역이 찰떡이었는지 전혀 이질감도 어색함도 느끼지 못했다는 거다.

그런 유연석이 미스터 션샤인의 구동매 역을 맡고 말보다는 눈으로 더 많은 대사를 했을 때 그에게 나는 흠뻑 빠져들고 말았다. 자신이 원해서 백정으로 태어난 것도 아니고 양반에게 천대를 받는 것보다 천민에게 천대를 받는 걸 더 못 견뎌하는 어린 구동매가 자라서 우수의 눈빛을 담은 구동매(유연석)에 빠지니 미스터 션샤인과 함께 바로 그를 떠나보내긴 너무 아쉬웠다.

마침 뮤지컬 헤드윅에 유연석이 출연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배우와 한 공간에서 들숨 날숨을 같이 할 수 있는 극무대라고는 10대 시절 혜화동, 조촐한 소극장에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과 김선경의 모노드라마 등 손에 꼽힐 정도로 적었지만 "헤드윅" 공연은 이름만은 숱하게 들어왔던 뮤지컬이었다. 20대 후반 신승훈 콘서트도 간 기억이 나긴 하지만 뮤지컬은 좀처럼 볼 기회가 없었는데 친언니와 날짜를 잡고 티켓팅을 완료(2024년 4월 28일 오후 2시 공연)하니 심장은 두 근 반 세 근 반 걷잡을 수 없이 뛰었다.

출처. 쇼노트


유연석 vs 조정석



사실 캐스팅에 유연석과 조정석이 떡하니 자리 잡은 것을 보고는 좀 망설였다.
거미 남편답게 노래를 매우 잘하는 조정석이니 실제로 그의 연기를 직관하고도 싶었기 때문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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