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허리는 소중하니까.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4/01/29
사람은 참 간사하다. 아플 때는 세상에서 그 아픔이 전부인 것 처럼 끙끙대다가 아픔이 가시면 언제 그랬냐는듯이 싸악 잊어버린다.
어제도 그랬다.
겨우내 때리라 작정을 하고 켜켜이 자르고 패서 쌓아두었던 장작들이 서서히 밑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장작들이 너무 헤프다. 화목난로를 두 개나 때니 그럴만도 하지.
날이 확 풀려 봄이 온것 같이 따스해서  남은 겨울동안 땔 장작들을 밖에서 패기에 적당한 날씨다 싶었다.
남편은 산에서 굵는 나무들을 두 트럭 실어와 마당에 쏟아놓았다. 그리고 전기톱으로 자르기 시작했다. 웬만한 굵기의 나무는 그대로 차곡차곡 쌓고 너무 굵은 건 다시 전기도끼로 쪼개야만 한다. 그렇게 토막 쳐진 나무를 모아 쌓는 건 내가 할 일이다. 보통은 수레에 나무들을 수북히 얹져 현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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