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의 낙, 승진도 월급봉투도 아닙니다

실배
실배 · 매일 글쓰는 사람입니다.
2022/08/27
출근해서 회사에 머무는 기간은 대략 10시간 가까이 된다. 거기다 야근까지 한다면 4~5시간을 더해야 한다. 하루 중 절반 가까이 되는 시간을 매일 어떻게 버텨내고 있는 것일까.

젊고 생생했던 20,30대 때만 해도 회사 내에서의 목표가 뚜렷했었다. 성공하고 싶었다. 빨리 승진해서 과장, 차장, 부장 등 높은 곳으로 가고픈 열망으로 가득 찼다. 삶을 갈아 넣을 만큼 열심히 일했다. 그리고 어느새 15년이란 시간이 훌쩍 지났다. 과연 나는 기대했던 것만큼 성취했을까. 그 질문에 답은 안타깝게도 '아니오'이다.

승진하면 잠깐의 기쁨 뒤에 또다시 그 역할만큼의 일이 몰려왔다. 총명함은 늘어나는 흰 머리카락과 비례해 점점 희미해져 갔다. 밑에서 맹렬하게 치고 오는 후배의 기세와 위에서 누르는 선배의 권위 사이에 끼어 간신히 숨만 쉬고 있다. 지금쯤 되어보니 알겠다. 내가 앞으로 갈 수 있는 곳은 이미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는 것을.

아무런 기대도 희망도 없이 이렇게 흘러가야만 하나. 직장 생활에서의 낙은 없는 것일까. 그러면 억울할 텐데. 찬찬히 생각해보니 불쑥 한 가지가 떠올랐다. 바로 직장 동료였다.

회사에 다니며 무수히 많은 사람을 만났지만 모두가 가까운 사이는 아니다. 직업 특성상 3년 정도면 다른 근무지로 떠나야 했기에 오랜 기간 정을 쌓기도 어려웠다. 그런데도 마음 맞는 몇몇과는 지금까지도 꾸준히 관계를 맺고 있다.

속상한 일이 생기면 언제든 연락해서 소주 한 잔 하며 털어낼 수 있고, 일 년에 한두 번은 먼 산을 함께 오르며 인생의 고민을 나눈다. 가족끼리도 친해져 시간을 맞추어 휴가를 함께 떠나기도 한다. 흔히 사회에서 형성된 관계는 친구가 되기 어렵다는데, 그 말이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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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5년째 매일 글을 쓰고 있습니다 글을 통해 제 삶에는 큰변화가 생겼네요 그저 평범했던 하루가 글을 통해 찬란하게 빛나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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