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예뻤으니까.

연하일휘
연하일휘 · 하루하루 기록하기
2023/12/24
옅은 불빛이 방 안으로 스며드는 시간, 삑- 기계음 하나가 연달아 울려 댄다. 작은 창 안에 적힌 숫자들이 차례로 바뀌지만, 납득할 수 없는 그 숫자들에 버튼을 연달아 누른다. 36.8. 머리 위쪽으로 작은 수증기가 피어오를 것만 같은데, 그에 상응하듯 머리도 지끈거리는데. 체온계는 정상이라는 말만 건네준다. 아닌데- 나 분명 아픈 것 같은데. 체온계와의 작은 실랑이를 포기하고 꾸물거리며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간다. 내 몸에서 나는 열인지 뜨끈한 전기장판의 열인지, 분간할 수 없는 열기가 이불 속으로 쌓여간다.

찬 공기에 시린 코 끝을 이불 속으로 끌어당기며 잠에서 깨어난다. 새벽녘보다는 좀 나아진건가. 추위에 이불 속으로 파고든 강아지를 끌어안으며 나도 모르는 새, 한 마디가 흘러나온다.

"병원 다녀와야겠다."

약국에서 사 온 몸살 감기약이 효과가 없다. 분명 어제는 조금 으슬으슬한 정도였던 것 같은데, 곳곳의 뼈마디가 욱신거린다. 다시 체온계를 입에 물어보지만, 체온은 정상. 고민만 이어나가던 와중에 다녀오라며 등을 떠미는 친구의 연락에 꽁꽁 싸매고 집을 나선다.

고민하던 시간이 길었던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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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걸 좋아하지만 잘 쓰진 못해요. 사교성이 없어 혼자 있는 편이지만 누군가와의 대화도 좋아해요. 긍정적으로 웃으면서:) 하루하루 살아가고픈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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