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로 돌아가기 싫어요" 어느 X세대의 변

실배
실배 · 매일 글쓰는 사람입니다.
2022/08/08
얼마 전 회사에서 점심을 먹고 시간이 남아 근처 카페에서 차를 마셨다. 한증막처럼 더운 날씨에 시원한 카페라테 한잔을 마시며 열을 식혔다. 그때 우리 중에 가장 어리고 유일한 30대인 김 대리가 불쑥 말을 꺼냈다.

"혹시 20대로 돌아갈 수 있다면 다들 가시겠어요?"

그 질문은 잔잔한 호수가 같던 마음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켰다. 그때부터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다시 돌아가 첫사랑을 만나고 싶다는 이과장 외에 나를 포함한 나머지 세 명은 모두 돌아가지 않겠다고 했다.

"아이고 나는 싫다. 군대도 가야지, 취업도 해야지, 더구나 연애와 결혼까지. 그걸 또다시 하라고.... 차라리 늙고 쭈글쭈글한 지금이 더 낫다."

김 과장의 말에 우리 모두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랬다. 생각해보면 20대는 모든 것이 불투명한 유리병 같았다. 물론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은 넘쳤고, 도전의식이 충만했었다. 지금 희끗희끗한 머리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배를 바라보면 그때의 생생한 육체가 살짝 그립긴 했다.
▲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 X세대로서 추억의 90년대를 떠올리게 만든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 ⓒ tvN
얼마 전 끝난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아내와 함께 보며 그땐 그랬지 하며 1990년대의 추억을 곱씹었다. 그러나 젊음에 관한 잠깐의 그리움은 현실의 문제들에 금세 묻혔다.

이어진 우리의 대화는 새로 들어온 신입 직원들의 이야기로 흘렀다. 아마도 그들 역시 어딘가에서 우리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을까. 귀가 간지럽기 시작했다.

우리도 한때는 X세대로 불렸다

나는 1990년대 청년기를 보낸 X세대이다. 아직은 대학에 낭만이 남아있던 시절, 수업 땡땡이치고 고갈비 집에서 낮술에 막걸리를 마시며 어설픈 개똥철학을 늘어놓곤 했다. 그때만 해도 4학년 선배들은 속속 취업 소식을 전해왔고, 나중에 할 것 없으면 공무원이나 한다며 근거 없는 자신감이 넘쳤었다. 그만큼 대한민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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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5년째 매일 글을 쓰고 있습니다 글을 통해 제 삶에는 큰변화가 생겼네요 그저 평범했던 하루가 글을 통해 찬란하게 빛나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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