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너무 빠르게 세속화되었는지도 모릅니다.

이완
이완 인증된 계정 · 위기를 앞두고 혼자되지 않는 나라
2022/12/26
신을 믿었습니다. 지금은 모호합니다. 모든 것의 시작이자 자신의 창조물을 사랑하는 창조주, 그런 존재가 있어야 세상살이가 억울하지 않으리라 여겼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보답받으리라는, 선명한 약속을 믿어야 삶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것의 끝에 천국이 없다면, 유일한 박사처럼 살든 조주빈처럼 살든 똑같은 죽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면, 삶이 떠넘기는 무거운 고난을 짊어질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성인이 되기 전, 신앙을 잃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함부로 신이 없다고 단정지은 것은 아니었지만, 신이 있다고 믿기에는 세상이 너무 어수선해 보였습니다. 신앙을 잃은 대가로, 10대 후반부터 전력을 다해 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단지 죽음 뒤에 무엇이 있는지 몰라서, 그리고 스스로를 해칠 능력이 없어서 억지로 고난을 짊어지고 있을 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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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연대를 연구하는 자유주의적 사회주의자입니다. 분별 없는 개인화와 각자도생 정신에 맞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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