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을 벌려요~

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3/09/18
창으로부터 전달 받은 하늘은 흐립니다. 아직도 일어나 선풍기를 켜는 습관은 사라지지 않고 계속됩니다. 닫혀있던 창문을 열자 기울어졌던 흙담이 무너지듯 선선한 공기가 집 안으로 들어옵니다. 집안은 아직 끈적이고 덥습니다. 
   
양치를 하고 출근하는 사람처럼 산책을 하러 나갑니다. 
친구 할머니가 103세까지 사셨는데 지팡이를 짚고 다니시며 만나는 사람마다 인사를 하고 치마 속 속곳을 뒤적여 사탕을 꺼내 건네주셨습니다. 어떤 사탕을 건네받을지는 무작위였으므로 그날 그날 달랐습니다.
   
어른이 주면 받고 고맙습니다 하는기다 
   
우리 동네 열 살배기부터 환갑 칠순이 지난 아저씨 아줌마들도 다들 웃으며 고개를 숙이고 속곳에서 나온 이제 방금 짜낸 우유처럼 체온이 느껴지는 사탕을 할머니는 비닐을 입안에 넣기 좋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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