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12/28
집에 피아노를 들여놓았다. 중학교 2학년 때의 일이었다. 처녀 때 잠시 피아노를 배우다 직장에 다니느라 그만 둔 엄마의 아쉬움을 달래주려는 아버지의 선물이었다.  엄마는 동네 교습소에서 배워 서툴기는 해도 엘리제를 위하여도 치고 소녀의 기도도 치셨다.  엄마는 소원을 푸셨을까.
그렇게 혼자 치시면 좋았을걸 딸인 나도 피아노를 배우기를 간절히 원하셨다.
나로 말하자면 부모로부터 음악적 재능이라곤 털끝만치도 물려받지 못한 딸이었으니...
초등학교 때 아버지의 선택으로 바이올린을 몇 년 배웠지만 시간만 때우고 뭐하나 변변히 킬 수 있는 곡이 없었고 아무런 흥미도 없었다.
그런 내게 피아노를 배우라고?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절대 배우지 않는다고 완강히 버텼다. 그러나 엄마도 포기하지 않으셨다. 웬만하면 나 하자는대로 들어주시는 분이었는데 그때만은 엄마도 고집을 꺾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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