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날아 올라 너의 우울을 날개로 덮을게
눈을 뜬 것은 삼일 만 이라고 했다
몸은 돌덩이 같았다
지구를 향해 돌진해오던 운석이 그저 지구에 처박혀 있었다
지구의 중력은 지구만의 것이 아니었다
몇 일 동안 불길에 휩싸여 타오르는 동안 나는 의식이 없었다고 한다
몸은 움직일 수 없었다 나는 왼쪽으로 처박힌 몸을 뽑아낼 수 없었다
스물 이었다.
난 본디 우울한 아이였다
학교 여 선생님들은 나를 불러 무슨 일이 있느냐고 간혹 물어보셨고
나는 가지런히 자른 머리를 쓸어 넘기며 환하게 웃었던 기억이 난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여름방학 끝 무렵 아무도 없는 앞마당에서 노을을 보다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니 예감이 들었다
나는 시인이 되겠구나 그때 시인이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도 몰랐다
신기한 것은 그때 이후로 한번도 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