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의 일상] 엄마와 딸 사이에서 주춤 _ 딸은 날아가고 엄마는 걸어서 퇴원해요

단단(지역생태학자)
단단(지역생태학자) · 단단이의 단단단단~
2023/09/14
1. 공백의 이유들 _ 엄마와 딸 사이

얼룩소를 시작하고 몇 개의 글도 쓰고 글 값도 수월찮게 받으니 재미가 붙었습니다. 그러고는 두 달 만에 겨우 순수히 글을 쓰러 책상에 앉았네요.

저에게는 극명하게 다른 2가지의 일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딸의 전시회 기획과 운영, 또 하나는 엄마의 간절제 수술 간호였습니다. 중년의 나이가 아무리 낀 세대라지만 위 아래로 모녀 3대에 낀 중년의 딸이자 엄마인 저에게는 실로 엄청난 두 달이 되었네요.

지금은 멀쩡한데도 감기는 두 눈을 부릅뜨고 오롯이 날 위해 몸과 마음을 가다듬어 보고 있습니다.


2. 화가처럼 기획자처럼 살아보기, 딸의 전시회

7월 중순에 중학생인 제 딸이 성인들과 겨루는 미술대회에서 큰 상을 받아서 기뻤습니다. 수상작 전시회를 한다고 해서 즐거웠습니다. 그런데, 수상자 중 5명과 연예인 작가 3명을 초청해서 특별전시를 하는데 초청작가로 뽑히기까지 한거예요.

중학교 2학년인 딸도, 미술전시회 관람을 쫌 좋아하는 그저 평범한 엄마인 저도 신기하고 좋기만 했습니다. 특별전시관에 개인전을 한다고? 딸의 말대로 '그래, 해 보지뭐~.' 아는 분들도 '그런 걸 왜 마다해, 해 봐야지.' 그래서 느닷없이 우리 모녀는 작가와 매니저가 되었습니다.

남이 하는 것을 보는 것과 내가 직접 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미술전시도 실로 그러하였습니다.  평소에 미술전시회 관람을 개인부스전을 보기만 했지 직접 해 보지 않아 참 순진한 용기를 내었던 것입니다.

무식하면 용감하지! 용감하니 책임감도 발휘해 보자!
그동안 학교 수업으로, 취미활동으로 했던 이런저런 작품들을 모아서 전시해 보기로 했는데, 부스가 왜 그리 크단 말입니까. 오밀조밀하고 학생스러운 작품들만으로 다 채울 수 없는 공간과 기성작가들, 유학파 아티스트들,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연예인 작가들까지 함께 하는 자리, 수많은 예술단체와 관람객들이 찾는 꽤나 큰 전시... 결정해 놓고 시간이 갈수록 우리 모녀가 참 큰 일을 저지른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열정과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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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하고 가벼운 걸음으로 계단을 오르듯 즐겁게 단단단단~~~ 장소, 마을, 도시, 그리고 미술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 ~~~ > 바로 지역생태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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